승객 끌어내린 유나이티드 항공이 재차 사과했다.
지난 11일 (현지시간) 승무원들을 여객기에 태우기 위해 이미 탑승한 승객을 폭력적으로 끌어내려 비난을 산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오스카 무노즈 최고경영자(CEO)가 공개 사과 성명을 냈다.
이날 무노스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글을 통해 이번 사건을 ‘진짜 끔찍한 일(truly horrific)’이라고 표현하면서 “강제로 끌어내려진 승객에게 깊이 사죄한다. 어떤 승객도 이렇게 잘못 대우받아서는 안 된다”고 썼다.
이어 “우리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바로 잡기를 바란다”며 “잘못을 바로잡아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다. 회사의 방침 등에 대해 재검토한 뒤 4월 30일까지 결과를 공유하겠다”고 전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앞서 9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유나이티드항공 3411편에 자사 승무원들을 태우기 위해 이미 탑승한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려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항공사 측은 탑승한 승객들에게 자발적 양보를 부탁했으나 자원자가 없자 무작위로 승객 4명을 골라 내리도록 종용했다. 3명은 마지못해 수락했으나 피해자인 베트남계 내과 의사 데이비드 다오(69)는 이튿날 진료가 있어 내릴 수 없다고 저항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사 측은 그의 양팔을 붙잡고 좌석에서 억지로 끌어냈고, 이 과정에서 다오 박사는 머리를 부딪혀 피를 흘리고 횡설수설 할 정도로 큰 부상을 입었다.
이에 대해 무노즈 CEO는 첫번째 성명에서 “승객들을 ‘재배치(re-accommodate)’하게 돼 미안하다”며 회사가 정해진 규율에 따라 대응했다는 식으로 입장을 표명해 비난을 받았다. 후에 발표한 두 번째 성명에서도 그는 문제의 거부 승객이 ‘분열적이고 호전적(disruptive and belligerent)’이었다고 묘사해 더욱 논란이 됐다.
세 번째 공개 사과를 한 계기는 유나이티드 항공의 주가가 떨어져 한화로 약 3천억 원 정도의 손실을 봤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현재 할리우드 스타는 물론 많은 유명인사들이 유나이티드 항공사를 보이콧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한편 피해 승객은 애초 69세 화교 의사로 알려졌으나, 이후 켄터키 주 루이빌 인근에 거주하는 베트남계 내과 의사 데이비드 다오로 밝혀졌다.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