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 日 큰손들도 가세 채비

공적연금펀드·우체국은행 나서

국내 기관들 강력 경쟁자 만나

"지금같은 프로젝트 단위 아닌

블라인드펀드로 대응해야" 지적



세계 최대의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펀드(GPIF)를 비롯해 일본의 큰손들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부동산 투자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최근 해외 부동산 투자를 늘리고 있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부동산금융 업계에서는 한국 기관들이 앞으로 해외 부동산 시장에서 보다 경쟁력이 있는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프로젝트 단위의 투자가 아닌 블라인드펀드 형태의 투자를 확대하는 등 전략적으로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GPIF는 지난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부동산 대체투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GPIF는 구체적으로 오는 6월1일까지 글로벌 부동산 자산운용사들에 투자전략을 비롯해 정보제공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GPIF는 자체적으로 펀드를 만든 다음 이 펀드를 통해 글로벌 부동산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오브펀드(fund of fund) 형태로 글로벌 부동산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목표로 하고 있는 자산은 안정적인 수익(stable income)을 추구하는 우량한 자산에 투자하는 코어(core) 부동산이다. 투자 지역은 미국·영국 등 선진국이다.


GPIF의 부동산 시장 등장으로 전 세계 부동산 투자 시장에도 큰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GPIF의 자산운용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GPIF는 자산운용 규모가 지난해 3·4분기 기준 144조8,000억엔(약 1,514조원)으로 세계 1위 연기금이다. 다만 지금까지는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아 부동산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GPIF가 전체 자산 중 약 5%를 부동산을 비롯한 대체투자에 배분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 단숨에 국내 기관들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GPIF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일본 연기금들이 채권 투자 비중을 줄이는 대신 부동산을 비롯한 대체투자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GPIF에 앞서 일본 우정국 산하 자회사인 일본 우체국은행(Japan Post Bank)도 지난 3월 부동산을 비롯한 대체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일본 연기금의 전략변화는 최근 해외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국내 기관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전경돈 세빌스코리아 대표는 “일본 연기금의 경우 자금 규모가 워낙 크고 금리를 더 싸게 조달할 수 있다”며 “글로벌 부동산 투자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강영구 이지스자산운용 해외 부문 대표는 “중국에 이어 막대한 자금력을 지닌 일본 큰손들까지 등장하는 등 글로벌 부동산 투자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국내 기관들도 지금과 같은 프로젝트 단위의 투자보다는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해외 기관들과의 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병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