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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산은, 타결 초읽기가나...투자위 늦춰

13일 강면욱-이동걸 3시간 회동 이후 실무진 마라톤 협상

연금, "상호 협의중" 산은, "장시간 회의 긍정적"

국민연금과 산업은행이 14일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채무재조정 타결을 위한 초읽기에 들어갔다. 기업어음을 포함해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 회사채 1조 5,500억원 중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국민연금이 동의하면 대우조선해양은 회생의 기회를 갖게 된다.

14일 국민연금과 산업은행에 따르면 양측은 전날 저녁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전격 회동한 직후 실무진 밤샘협의를 벌였으며, 현재도 회사채 상환 보증에 가까운 세부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에 따라 오늘 오전에 계획한 국민연금의 투자위원회는 실무협의 이후로 미뤄졌다.

전날 저녁 6시부터 9시 10분까지 세 시간 여에 걸쳐 두 수장은 실무진과 함께 회사채 50% 출자전환, 나머지 50% 만기 3년 연장 3년 분할상환하되, 만기 연장 회사채에 대해 사실상 상환 보증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 자리에서 산은은 수출입은행과 함께 만기연장 회사채 상환 이행을 확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종의 각서로 법적인 근거는 없지만 정부가 보증하는 국책은행의 약속이니 믿을 수 있다는 게 산은 측의 논리다.

그러면서 산은은 거래 당사자가 불신이 있을 때 제 3자가 거래대금을 맡아뒀다가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결제하는 에스크로 계좌를 방안으로 제시했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해양이 앞으로 배를 건조하고 대금을 받아도 적자라고 인식하고 있는 만큼, 산은과 수은이 회사채 상환일이 다가오면 일정 금액을 따로 모아놨다가 결제하겠다는 것이다.

막판 변수는 에스크로 계좌에 넣을 돈이 어디서 나오느냐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해양이 배를 건조하고 대금을 받아도 비용이 더 들어 적자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채권단이 신규 지원하는 2조 9,000억 원으로 회사채를 갚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산은 등 채권단은 원래부터 2조 9,000억 원은 인건비 등 운영자금으로만 쓸 뿐 회사채 상환으로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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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산은 측과 협상 내용 등을 토대로 이날 최종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강 본부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투자위원회에는 운용전략실장, 주식운용실장, 채권운용실장, 대체투자실장, 해외증권실장, 해외대체실장, 리스크관리센터장, 운용지원실장과 본부장이 지명하는 팀장 2∼3명이 참석한다.

이들은 대우조선 사채권자집회에서 금융당국이 제시한 채무 재조정안에 찬성할지, 반대할지, 기권할지 등 국민연금의 입장을 정하게 된다.

국민연금이 채무 재조정안을 받아들이면 사채권자집회에서 채무 재조정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진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지금은 한쪽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게 아니라 상호 협의 중 ”이라면서 “어떤 투자자도 결과를 알고 하지는 않지만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산은이 설득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길게 얘기했다는 것 자체가 나쁜 일이 아니다”며 “긴 시간 서로가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타결을 위한 의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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