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브로맨스’가 깨진 배후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정책 수석고문으로 영입된 피오나 힐이 주목받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말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유럽 및 러시아 선임국장으로 합류한 힐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44세의 영국인 여성 학자이며 대표적인 대러 강경론자로 알려졌다. 힐은 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을 지냈으며 미 국가정보위원회(NIC)에서 러시아·유라시아 전문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특히 힐이 지난 2013년 펴낸 푸틴 대통령의 전기 ‘푸틴:크렘린의 요원’은 영국 정보기관으로부터 푸틴 대통령의 심리상태를 가장 자세히 분석한 ‘교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책에서 힐은 옛 소련 정보기관인 KGB 출신의 푸틴 대통령을 ‘정보조작, 은폐, 가짜정보 생산의 달인’이라고 표현했다.
더타임스는 힐의 이 같은 주장은 11일 NSC가 “러시아가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을 숨기려 한다”고 비판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인식을 공개한 4쪽짜리 보고서 내용과 일치한다고 전했다. 당시 백악관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러시아의 태도는 다른 끔찍한 행동에서 보여준 반응과 유사하다”며 “국제사회에 혼동과 의구심을 퍼뜨리기 위해 혼란스럽고 잡다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고 지적했다. 더타임스는 힐이 발탁된 후 백악관의 대러 정책이 강경일변도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힐의 NSC 합류를 두고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러 유착 의혹을 불식시키고자 내린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친러 성향의 마이클 플린 전 NSC 보좌관의 하차와 신임 허버트 맥매스터 보좌관이 지명한 강경파 힐의 부상이 대조를 이룬다”며 “향후 미국의 대러 외교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