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영화

[인터뷰] 오예설 “충격적 사회 고발 영화 ‘지렁이’...사명감 갖고 임해”

영화 ‘판도라’의 소신 간호사에서 ‘지렁이’의 주역으로 우뚝

학교 폭력 및 장애인 문제에 관심 갖게 돼

사명감을 가지고 임한 영화 ‘지렁이’

눈으로 말하는 맑은 배우에서 믿고 보는 배우 될 것

[인터뷰] 오예설 “충격적 사회 고발 영화 ‘지렁이’...사명감 갖고 임해”




2006년 Mnet 스페셜 스마트모델 콘테스트 대상을 받고 연예계에 입문한 배우 오예설은 16부작 드라마 ‘학교 2013’ 으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최근엔 박정우 감독의 원전 재난 영화 ‘판도라’에서 끝까지 임무를 다하는 신임 간호사로 나와 임팩트 있는 존재감을 남겼다.

오는 20일 개봉을 앞둔 영화 ‘지렁이’에선 뇌성마비 장애인 아버지와 단 둘이 사는 외동딸이자 청소년 성범죄의 피해자가 된 ‘자야’ 역을 맡아 충무로 루키로 점쳐지고 있다. 오예설을 13일 오후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만났다.

배우 오예설은 “‘지렁이’를 찍으면서 학교 폭력 및 장애인 문제에 관심 갖게됐다”고 말했다.배우 오예설은 “‘지렁이’를 찍으면서 학교 폭력 및 장애인 문제에 관심 갖게됐다”고 말했다.


윤학렬 감독의 영화 ‘지렁이’는 청소년 성범죄의 피해를 입은 딸 ‘자야’(오예설)를 둘러싼 진실을 밝히고자 울부짖는 장애우 ‘원술’(김정균)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모든 현실을 기록한 딸, 가해자와 피해자 그 누구의 편도 들 수 없었던 친구, 뒤늦게 진실을 알아차린 아비의 마지막 외침을 통해 우리 사회를 통렬하게 고발하고 있다.

어려운 살림살이 속에서 홀로 키워온 재능 있고 귀한 딸이 예고에 진학하자, 아비는 강화에서 서울로 거처를 옮긴다. 상류 계층 자제들이 과반수인 예고에서 자야는 집단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되고, 청소년 성범죄로까지 이어지는 학교 폭력의 현실 속에서 주인공 자야는 한 없이 나락 속으로 떨어지게 된다.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학교 폭력의 실상은 차마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지옥도를 보는 듯 하다. 관객 역시 눈을 질끈 감고 싶어질 정도로 불편함을 느끼지만, 그 장면 속으로 직접 뛰어든 배우에게도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학교 폭력이 이렇게 심할 수도 있다는 걸 생각을 못했어요.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는 그래도 살이 붙어서 나오는 거라 생각했는데, 실상은 이것보다 더 심하다는 걸 알고는 놀라움의 연속이었어요. 무엇보다 살면서 처음 느끼는 감정이라 힘들었어요. 이러한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고, 그 속에서 학생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다는 걸 몸소 체험을 했어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란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어요.”


폭력에 노출되기 시작한 아이는 스스로는 헤어 나올 수 없게 된다. 무엇보다 단계별로 파고드는 친구 괴롭히기는 폭력을 넘어선 인간이길 포기 할 것을 종용하는 어둠의 세계였다. 그 중 윤학렬 감독이 오예설 배우에게 연기적으로 주문한 건 ‘자존감이 무너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 하는 것’이다. 이미 오예설은 감독에게 1차 합격을 받았다. 대중의 평가도 이와 다르지 않을 듯 하다.

관련기사



“‘자야’는 성폭력을 당한 후 아버지에게 알리겠다는 협박 때문에, 계속적으로 자존감이 무너지며 괴롭히는 그들의 말을 따를 수 밖에 없어요. 성폭력을 당함으로써 이미 무너진 자존감을 가해자들이 다시 짓밟아요. 배우인 제가 그런 감정을 제대로 쌓아올려야 관객들에게 잘 전달 될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윤학렬 감독은 이번 작품을 함께한 오예설에 대해 “감정의 몰입이 섬세한 배우이다”고 평했다. 그렇기에 비교적 만족스럽게 이번 영화가 완성 될 수 있었다는 것. 그럼에도 오예설 배우 스스로는 100프로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가해자가 자야에게 침을 뱉는 장면은 오 배우에게 제일 힘들었던 장면이라고 꼽았다.

“많은 장면들이 다 쉽지 않았긴 하지만, 침을 뱉는 장면은 심적으로 충격을 너무 많이 받아서 그런지 제일 힘들었어요. NG를 거의 내지 않고 바로 찍었긴 한데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 장면이에요. 지금 와서 후회되는 게 어차피 찍을 것 조금 더 놓아버리고 찍었으면 어땠을까?란 생각이요. 제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상대배우도 긴장했거든요. 후회되고 미안해요. 연기적으로도 이렇게 힘들었는데, 실제로 당한 아이들은 어땠을까요? ”

윤학렬 감독은 “오예설 배우는 눈으로 말을 할 줄 아는 좋은 배우이다”고 칭찬했다.윤학렬 감독은 “오예설 배우는 눈으로 말을 할 줄 아는 좋은 배우이다”고 칭찬했다.


배우 오예설(왼쪽)과 감독 윤학렬배우 오예설(왼쪽)과 감독 윤학렬


‘지렁이’는 2015년에 완성된 영화이다. 당시 오예설의 나이는 스물 셋. ‘지렁이’는 배우 오예설, 인간 오예설 모두에게 많은 깨달음을 안겼다고 한다.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게 해준 것에 이어 배우의 사회적 책무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었다고 한다.

“학교 폭력 문제, 장애인 차별 문제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어요. 시사회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저희 영화가 흥행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 보다는,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되었으면 해요. 이 영화를 보시고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이 한명 한명 늘어날 수 있었음 해요.”

비슷한 또래 배우들과의 함께 한 촬영장은 화기애애 했다고 한다. 오 배우에 따르면 “ 케미스트리가 더 살아있는 현장”이었다. 게다가 이번 영화 ‘지렁이’는 절대 잊지 못할 작품이다. 평생 반려자를 만나게 한 운명의 작품이니 말이다. 영화로 인연을 맺은 배우와 최근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저도 결혼을 하고 보니, 학교 폭력 문제에 더 관심이 가요. 청소년들을 선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녀를 둔 학부모님이 자녀에게 먼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해요. 그런 작은 변화로부터 세상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

한편, 영화의 제목인 ‘지렁이’와 같이 밟으면 꿈틀하는 약자의 입장을 대변해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함으로써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민낯을 고발함으로써 전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낼 전망이다. 오는 20일 극장 상영 후 순화시켜 초중고등학교에 무료 시사회를 할 예정이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