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톱 PC 시대는 가고, 덱스 스테이션 시대가 온다.’
데스크톱 PC 판매량이 5년 연속 하락하는 가운데 고사양의 스마트폰이 PC를 대신할 수 있게 하는 덱스 스테이션 등 다양한 주변기기가 등장하면서 PC 시장이 새로운 변곡점에 도달했다. 몇 년 안에 데스크톱PC가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6일 글로벌 정보기술(IT) 자문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4% 감소한 6,220만대로 집계됐다. 분기별 출하량이 6,300만대를 밑돈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이다.
미카코 미타가와 가트너 수석 연구원은 “개인들이 쓰는 PC는 계속 줄어들 것”이라며 “기업 시장에서 강한 입지를 구축한 곳이 PC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초경량 노트북, 게임용 PC 등 특정 기능에 특화된 제품군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PC 시장은 지난 5년간 하락추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PC 잠정 출하량은 2015년 4분기보다 3.7% 감소한 7,260만 대를 기록했다. 2016년 전체 PC 출하량 역시 2015년과 비교해 6.2% 감소한 2억 6,970만 대를 기록하는 등 지난 2012년 이후 판매가 계속 줄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품 부족으로 가격이 뛰면서 PC 가격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핵심 부품인 디램(DRAM) 가격이 2016년 중반 이후 두 배로 인상됐고, 저장장치인 SSD 또한 공급량이 부족했다. 미카코 수석 연구원은 “PC 가격이 올라 수요가 더 줄었다”며 “2017년 1분기에 가격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 2분기에는 더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더 큰 악재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8과 함께 선보인 ‘덱스 스테이션’ 등 스마트폰을 PC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보조기기의 등장이다. 업계에서는 데스크탑 PC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인다.
덱스는 단순히 스마트폰 화면을 큰 화면으로 보여 주는 것이 아니다. 윈도 기반 PC를 사용하는 것처럼 풀스크린의 화면을 볼 수 있고 인터넷, 갤러리, 이메일, 내 파일 등 애플리케이션도 덱스 모드에 맞춘 개선된 기능을 제공한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 어도비와 파트너십을 맺고 오피스와 포토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데스크톱과 비슷한 수준까지 쓸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키보드, 마우스 등을 연결해 문서작업, 인터넷 검색, 게임 등을 하면서 스마트폰 문자를 확인하는 등 자유로운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덱스가 보편화할 경우 저렴한 보급형 업무용 PC가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며 “데스크톱PC는 고정적인 유지관리비가 지출되고 수년마다 기기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덱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