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6.9%를 기록하며 2분기 연속 상승세를 탔다.
최근 수년간 연초마다 성장률 악화와 요동치는 금융시장 때문에 곤혹을 치렀던 중국 경제가 올해는 모처럼 안정적인 출발을 하는 모양새다. 1·4분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가 나오면서 중국 당국이 내세우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 6.5%도 무난하게 달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 1·4분기 GDP가 18조683억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6.9% 늘었다고 17일 발표했다. 2015년 3·4분기 6.9%를 기록한 후 1년 반 만에 최고치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4·4분기와 같은 6.8%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결과는 이 같은 관측을 웃도는 ‘깜짝’ 반등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와 소매판매·생산 등 경제활동 전반에서 안정적인 성장세가 나타나 이 같은 양호한 결과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분야별로는 2차산업 등 제조업이 6.4%, 3차산업인 서비스 분야는 7.7% 각각 성장했다. 도시 지역 고정자산투자도 시장 예상치(8.8%)를 웃도는 9.2%의 증가세를 기록하며 성장의 지렛대 역할을 했다. 이 밖에 소매판매는 시장 예상치(6.3%)를 웃도는 7.6%를 나타냈으며 산업생산도 6.8% 늘었다. 이날 함께 발표된 3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7.6%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6.3%를 크게 웃돌았다.
중국 당국은 부실 산업 분야에 대한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 중국 경제의 토대가 단단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1·4분기 성장 속도가 예상을 웃돌면서 올 초 중국 당국이 제시한 연간 성장목표 6.5% 달성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지난해만 해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중국의 올 경제성장률이 6.5% 밑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연초 이후 골드만삭스가 중국 당국의 목표치를 웃도는 6.6%를 전망치로 제시하는 등 중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늘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도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6.5%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고 중국 국제금융공사는 6.6%를 예상하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가파른 성장세가 하반기까지 지속할 수 있는지에 쏠려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초에 중국 경제가 크게 흔들리면서 나타난 기저 효과 때문에 올 초 성장률이 다소 호전됐지만 하반기에는 뚜렷한 성장동력이 없어 회복세가 다시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린 부동산 시장은 중국 당국의 속도 조절 영향으로 제 역할을 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 지정 위험은 피했지만 위안화를 둘러싼 외환시장 여건이 여전히 불안한데다 중국 당국이 은행과 기업들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중 유동성을 조이는 움직임에 나서고 있는 점도 향후 성장세 지속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