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트럼프 정부 북핵 해결에 '올인'

"전략적 인내 끝내고 비핵화 위해 모든 옵션 동원"

맥매스터 "군사적 옵션 제외" 대화 가능성도 열어

미중 대북 압박조율에 추가 핵실험시 석유공급 중단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NSC 보좌관 /AP연합뉴스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NSC 보좌관 /AP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문제를 1순위 안보 이슈로 재확인하며 전방위 총력전으로 북핵 해결에 나서고 있다. 최근 대북 군사적 압박을 강화해온 트럼프 행정부는 16일(현지시간) “군사적 옵션을 제외한 가능한 모든 조처를 취할 때”라고 밝혀 북측에 대화의 문도 열어놨다. 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추가 핵실험시 석유공급 중단 등 강력한 제재에 나서기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미중 양국의 비군사적 압박들이 북한에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미국 안보정책을 총괄하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허버트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계속 비핵화를 거부할 경우 쓸 수 있는 모든 옵션을 중국과 기존 동맹국 등 국제 공조를 통해 마련하라고 했다”고 대통령 지시사항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방한 중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역시 17일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 며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이는 출범한 지 3개월 된 트럼프 정부가 새 대북정책 검토를 마친 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와 달리 북핵 문제를 중대 이슈로 삼아 해법 마련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정부는 북한을 대화로 끌어 들이는 노력과 중국을 통한 경제 제재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북핵 문제는 곪아서 터질 때가 됐다” 면서 “지금이야말로 군사적 옵션을 제외하고 평화적 해결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처를 취해야 할 때” 라며 여기에 미국과 중국, 한국·일본 등도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면 대화로 해법을 모색해 볼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우리의 모든 옵션은 정제 작업을 거치고 있고 추가적인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며 “앞으로 몇 주, 몇 달 안에 군사적 충돌을 제외한 조치를 취할 커다란 기회가 우리 모두에게 있을 것”이라고 말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법 마련이 이미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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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비군사적 압박 강화와 대화를 통한 개입은 최근 ‘중국 역할론’에 상당히 기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트위터에 자신의 공약 1호였던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철회한 것이 북핵 문제에 중국이 도움을 주기로 했기 때문임을 강하게 시사하며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라”고 자신했다. CNN은 트럼프의 트윗에 대해 “중국이 북핵 해결에 도움을 주지 않으면 다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경고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도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단행한 데 이어 대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17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했을 때는 “원유 공급 중단을 포함한 새로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통과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핵을 체제유지의 최후 보루로 여기는 북한 김정은 정권에 정치·경제적 제재 강화와 대화 제의가 얼마나 실질적 효과를 거둘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부 외신은 “북한에 대해 가할 수 있는 강력한 경제 제재로는 원유 금수 조치와 중국은행들의 북한과의 거래 중단 등을 꼽을 수 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도 역대 행정부들과 마찬가지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뉴욕=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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