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불안정하지 않으며 매우 이성적인 통치를 하고 있다는 북한문제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동용승 굿파머스연구소 소장은 17일 평화재단이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주최한 ‘미·중 패권경쟁과 한반도, 우리는 어떻게 돌고래가 될 것인가’ 주제의 전문가포럼에 앞서 배포한 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을 지낸 동 소장은 김정은에 대해 ‘아래위도 모르고 경험도 미천하며 불안정하고 비이성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서방식 기준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상대편 지도자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하면 승리하기 힘들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공화국이 아니라 김씨 봉건왕조이며 김정은은 절대 권력을 가진 ‘왕’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게 동소장의 지적이다. 동소장은 “김정은은 나이에 비해 권력의 속성을 잘 알고 있고 10여 년 이상의 (국정)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강압적이고 폭력적’이라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외부의 평가와 달리, 북한 주민들은 다르게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김정은 정권이 핵 무력을 고도화하는 한편 동시에 시장활동에 대해 허용의 폭을 넓힌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주민들은 “나라가 외부의 위협을 핵으로 막아 내니까 우리는 시장에서 알아서 살아가면 된다”는 말들을 한다고 동 소장은 전했다. 동 소장은 북한이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을 무리하게 암살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외교적 협상을 통해 김정남 시신을 받아오고 말레이시아와 관계 정상화를 하는 등 나름대로 ‘깔끔하게’ 정리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판단을 근거로 동 소장은 “김정은을 좀 더 치밀하고 예민하게 다뤄야 한다”면서 “김정은을 협상의 상대로 인정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를)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