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를 줄여 국민 건강권을 확보하자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미세먼지의 주범 중 하나인 발전원 사이의 최적 조합을 의미하는 전원(電源) 믹스에도 경제성 외에 환경성을 반영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전력수급 문제는 환경성만 고려할 수 없는 노릇이다. 기본적으로 전력의 안정적 공급과 전기요금 부담을 염두에 둬야 한다. 지난해 전원별 생산단가를 보면 전기 1kwh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료비용은 원자력이 5원으로 가장 낮고 석탄 53원, LNG 106원75전, 석유 161원8전 순이다. LNG 발전소를 돌리는 게 환경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하지만 비용이 문제다. 4기 석탄 화력을 LNG 발전으로 대체하면 전기요금 10%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고 한다. 탈석탄은 비단 비용만의 문제도 아니다. 대선주자 사이에서 강력히 일고 있는 탈원전 바람까지 고려하면 전력수급 불안까지 겹친다. 원전과 석탄 화력의 비중은 각각 39%와 30%에 이른다. 사회적 수용성이 떨어지는 원전을 줄이면서 석탄 발전도 안 된다면 전기요금 인상은 물론 전력수급에도 차질을 빚을 소지가 다분하다.
올해는 장기 전력수급계획인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2017~2031년)을 마련하는 시기다. 전력수급에도 환경적 요소를 십분 반영해야 할 것이지만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전력 대란을 초래할 우를 범하지는 않는지 충분한 검토와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