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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톡] ‘불후의 명곡’ 300회 넘은 만큼 ‘제작의도 퇴색+식상함’ 탈피해야

어느덧 6년째 KBS2의 간판예능프로 자리 잡은 ‘불후의 명곡 - 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가 곧 300회를 맞는다. 지난 2011년 6월 첫 방송을 시작한 후 이번 주인 오는 22일 300회를 꾸리는 것. 하지만 ‘장수 프로그램이’라는 자부심만 내세우기에는 대중의 반응이 영 미지근하다. 회를 거듭하면서 발생하는 ‘식상함’이 큰 지적 거리다.

/사진=KBS2 ‘불후의 명곡’/사진=KBS2 ‘불후의 명곡’





‘불후의 명곡’은 첫 회가 만들어진 당시 MBC 새 인기 프로그램 ‘일밤 - 나는 가수다’와 비슷한 포맷으로 꾸려져 시작부터 적잖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나는 가수다’는 당시 경력 가수들이 라이브 무대로 경합해 서바이벌을 벌이면서 가창력을 재조명해보는 방식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혁신을 일으켰다. 이 시기에 KBS2에서는 발 빠르게 유사한 프로그램인 ‘불후의 명곡’을 내놓았다. 약간의 차이점은 ‘전설’로 일컬어지는 기성세대 가수의 ‘명곡’을 재해석한다는 것이지만, 가수들이 경합으로 심리적, 정신적 압박을 받는 그림들은 기시감이 컸다.

과열된 경쟁구도와 탈락제의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나는 가수다’가 시즌 3으로 폐지됐음에도 ‘불후의 명곡’은 꾸준함으로 승부하고 있다. ‘명곡’을 소개하면서 전설들의 가치를 되새겨보고 경합을 벌이는 과정에서 숨은 실력자를 발굴한다는 의미를 강조하고 있는 것. 하지만 이렇게 자부한 핵심 콘셉트가 한계에 부딪힌 것인지 점점 퇴색되는 그림이다.


프로그램 초반 ‘전설’로는 심수봉, 부활, 신승훈, 김완선, 남진, 전영록, 송골매, 태진아, 설운도, 패티김, 소방차, 양희은, 인순이 등 기성세대와 신세대 모두가 이름만 들어도 납득할 만한 가수들이 등장했다. 이에 ‘전설’을 향한 젊은 세대들의 ‘존경’이 애틋하게 다가왔고, 경합의 열기도 뜨거웠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전설로 추앙받을 순 없는 법. 그럼에도 회차를 거듭하면서 섭외를 이어나가야 했던 제작진은 점차 ‘전설’로 내놓는 카드에서 힘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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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에 반짝 등장했음에도 기성세대라는 이유로 ‘전설’이라 다소 과대포장 되는 경우도 적잖이 일어났다. 사실 그러한 전설이 출연했을 때는 프로그램이 끝난 직후 시청자들이 “누구?”라는 반응을 내놓는 일도 많았다. 때문에 재해석한 가수가 전설 가수보다 더 큰 인지도를 자랑하는 웃지 못 할 일도 종종 발생했다.

/사진=KBS2 ‘불후의 명곡’/사진=KBS2 ‘불후의 명곡’


‘전설’ 뿐만 아니라 재해석하는 게스트들의 다양성에서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초창기에는 출연진을 아이돌로 한정하여 경합하다가 ‘불후의 명곡 2’로 프로그램이 독립한 후에는 젊은 실력파 가수 위주로 경연하고 있지만, 특정 가수의 출연이 잦아지면서 피로감을 부르는 것도 사실이다. 신용재, 윤민수, 알리, 허각, 케이윌, 에일리, 정동하, 홍경민, 문명진, 황치열, 손승연은 ‘불후의 명곡’이 낳은 스타임과 동시에 다수의 출연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어왔다. 분명 이들의 실력을 발굴한 프로그램과의 시너지는 긍정적이었지만, 기존 가수들의 편향된 재출연으로 경합을 통한 새로운 인재 발굴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이러한 문제들이 300회까지 이어짐과 동시에 고질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꽤 많은 시청자들이 볼멘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장수를 자랑하는 ‘불후의 명곡’이 그 명성을 유지하려면 이제는 변화를 물색해야겠다. ‘불후의 명곡’ 제작진은 기존에 프로그램을 론칭 할 때 밝힌 ‘전설’과 ‘가창력 있는 가수’의 소개라는 제작의도를 다시금 되새겨봐야 하지 않을까.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한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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