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인터넷은행 몰리는 20~30대.. 계속 붙박이 될까 떠날까

인터넷전문은행들이 20~30대 고객을 끌어들이는 블랙홀로 거듭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출범한 케이뱅크에 20~30대 고객이 상당 부분 몰린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이들은 당장은 은행 수익에 크게 기여하지 않지만 미래에는 결국 주요 고객으로 거듭나기에 시중은행 입장에선 긴장할 수 밖에 없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이 중장기적으로 시중은행의 20~30대 고객을 얼마나 잠식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케이뱅크가 사흘만에 10만여명을 끌어모은 가운데 이중 20~30대 고객이 상당수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사흘 간 계좌를 개설한 고객 9만7453명 중엔 30대가 39.8%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40대가 30.4%였고 20대 16.9%, 50대 10.9% 순이었다. 20대 미만은 비대면 계좌 개설 시 신분증 촬영이 필요하기에 현재는 인터넷은행 가입이 불가능하다.

이는 시중은행과 비교해보면 도드라지는 수치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말 개인고객 비중을 살펴보면 30대 21.7%, 40대 20.7%, 20대 16.1%, 50대 16.1% 순이었다. 이는 우리은행을 통해 한번이라도 거래한 적이 있는 고객의 수다.


인터넷은행에 20~30대가 쏠리는 이러한 추세는 기본적으로 예상됐던 바다. 모바일과 온라인 등 비대면 거래를 기본적으로 하기에 이에 익숙한 20~30대가 인터넷은행과 거래하기가 한결 쉽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40~50대의 경우 자금 이체나 예적금 신규 등 간단한 업무는 비대면으로 하더라도 대출 신청, 펀드 가입 등 복잡한 업무는 지점에 찾아가서 직원과 상담하며 진행하는 게 익숙한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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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 포인트는 인터넷은행이 기본적으로 주거래 은행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둘 다 보통 월급통장으로 쓰이는 수시입출금 계좌에다 단기 여유자금을 별도로 설정해 금리를 추가로 받아갈 수 있는 기능을 부여해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또 신용대출에 대해서도 급여이체 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등 아예 은행을 갈아타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은행이 금리 경쟁력으로 마케팅하기에 20~30대가 좋다는 점도 있다. 20~30대는 예금이나 대출 금액 자체가 높지 않기 때문에 시중은행보다 금리를 유리하게 주더라도 비용이 크게 들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케이뱅크는 예적금 통장과 체크카드 혜택 등에 차별화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결국 관건은 현재 인터넷으로 옮겨타는 20~30대가 자산 규모가 커졌을 때 다시 시중은행으로 가느냐 여부다. 이에 대해선 아직 전망이 엇갈리나 향후 추이를 지켜보면서 시중은행의 대응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20~30대도 나이 들고 자산이 많아지면 각종 대출과 투자 상품이 다양한 기존 은행으로 건너 올거라 생각한다”면서도 “20~30대 유입 속도가 너무 빨라지면 대응책은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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