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해피해누리작업장은 25명의 장애인이 일하는 곳이다. 색모래, 비닐광고지, 점보롤 화장지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1년에 6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다. 장애인들에게는 소중한 일터이지만 작업 환경은 그리 좋지 못했다.
직원들이 금은박 작업 등을 할 때면 작업복이나 피부가 오염됐고 눈금을 맞추지 못해 정량공급이 안 되는 경우도 허다했다. 병마개를 조립할 때는 일일이 망치로 두들겨야 해 작업장 내 소음도 컸다.
이 작업장은 그러나 최근 ‘자동화 설비’까지 갖춘 편리하고 쾌적한 작업장으로 탈바꿈했다. 삼성전자의 제조 전반을 관장하는 GTC(Global Technology Center) 조직 내 제조기술그룹이 이 작업장의 공정 개선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제조업체 삼성전자 직원들이 갈고닦은 재능을 기부하는 사회공헌 활동이 지역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제조기술그룹은 지난 2014년 삼성 내에서 실시한 ‘볼런테인먼트 재능나눔’에 공모하면서 전 직원 108명이 ‘함께하기’라는 이름의 봉사팀이 돼 활동하고 있다. 환경개선이 필요한 장애인 작업장을 찾으면 제조기술을 가진 임직원들이 투입돼 작업장 환경을 효율적으로 개선한다.
해피해누리작업장의 경우 ‘함께하기’팀이 공정 개선에 참여한 후 금은박 작업은 한결 수월해졌다. 삼성의 제조 전문가들이 금은박이 균일하게 공급되는 ‘정량 토출기’를 개발해 공급했기 때문이다. 병마개 조립 작업 역시 ‘병마개 수직 누름 압착 기기’가 개발되면서 작업장 내에서 시끄러운 망치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고 생산성도 2배나 향상됐다. 균일한 공정이 만들어지니 제품 품질도 좋아졌다.
삼성전자 ‘함께하기’팀은 지난해에만 총 55회에 걸쳐 이 같은 재능기부 활동을 벌였다. 행복을 만드는 집, 작은행동 한사랑, 수원엘림작업활동시설, 호매실장애인보호작업장 등 수원 지역 상당수 장애인 작업장의 근로환경이 삼성 ‘함께하기’팀을 통해 개선됐다. 공정 개선뿐 아니라 벽화 작업 등을 통해 작업장의 분위기를 확 바꿔놓기도 한다. 해피해누리작업장 벽화의 경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474 벽화 동호회’가 참여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형태의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국내외 제조법인 생산성 향상과 혁신활동을 통해 습득한 경험과 기술을 지역 사회에서 어렵게 자립하려는 이웃들과 나누는 것이다. 석효환 삼성전자 ‘함께하기’ 봉사팀장은 “단순한 육체적·물질적 도움을 넘어 팀원들의 업무 지식을 활용한 재능 나눔 활동을 통해 장애인에게 더 많은 희망과 행복을 주는 봉사활동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