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원고 없이 난상토론...후보별 '정책·역량 민낯' 고스란히 드러나

주제제한 없는 토론 탓에

후보간 공방 더 치열해져

"빈틈 내보이는 순간 끝"

남은 TV토론회 대비해

방어·공격논리 구축 혼신

5당 대선후보들은 19일 두 번째 대선후보 TV토론회가 ‘스탠딩 토론’으로 펼쳐진 탓에 일정을 최소화하며 토론 준비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토론회는 이전까지 없었던 열린 형식으로 원고 없이 진행돼 후보의 철학과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 때문에 각 캠프도 종일 분주히 움직이며 긴장감을 유지했다.

특히 스탠딩 토론 방식을 두고 후보들 간 설전이 오간 만큼 이날 토론회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앞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새로운 방식의 토론회에 부담을 느껴 거절하자 다른 후보들은 맹공을 퍼부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측은 문 후보가 건강이 좋지 않아 2시간 이상 서 있을 수 없다며 맹비난했고 문 후보 측은 60대 폄하라고 맞서며 감정싸움을 벌인 바 있다.


더욱이 이번 토론회는 각 후보에게 9분씩 주어지며 총 45분간 주제 제한 없이 진행돼 난상토론이 됐다.

문 후보는 초반 스탠딩 토론 논란을 의식한 듯 가능한 한 네거티브 토론을 자제했다. 박빙이지만 지지율에서 여전히 앞서고 있고 지난 1차 토론 때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준비된 안정적인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문 후보 측의 진성준 TV토론단장은 “문 후보가 생각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모습을 진정성 있게 전달했다”며 “네거티브 요소를 먼저 꺼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캠프 내부에서도 토론을 자극적으로 끌고 가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다만 다른 후보가 공세를 퍼부을 경우 적극 맞서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했다. 문 후보는 역공을 가하기 위해 다른 후보들의 신상·정책적 약점도 충분히 숙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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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 측은 지난 토론회 때 전달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표정과 제스처·분장 등을 개선했다. 안 후보 측의 이용호 TV토론단장은 “시청자가 이미지도 내용 못지않게 중시하는 만큼 이런 점을 더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또 1차 토론회보다 개선됐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변화된 안철수’를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캠프에서는 연설 때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은 ‘강철수’ 톤을 토론회에도 적용하는 방침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는 앞서 설전을 벌였던 문재인·심상정 두 후보에 대한 방어도 철저히 했다. 이를 위해 대변인들이 두 후보 역을 맡아 수차례 모의토론을 벌이며 논리력을 보완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애초 캠프에서는 이번 토론회를 지지율 상승의 기회로 삼자며 ‘시선 끌기’ 전략을 세웠다. 지난 토론 때보다 자유발언시간이 길어진 만큼 본인의 거칠고 톡 쏘는 토론 스타일이 유리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1차 토론회로 재미를 본 유승민 바른정당,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여유를 보이며 정책 전달에 주력했다. 유 후보 측은 설명이 다소 어렵고 늘어지는 탓에 ‘교수님 같다’는 지적을 받은 만큼 메시지를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담는 데 노력했다. 심 후보 측은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 정책적 차별화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류호·박효정기자 rho@sedaily.com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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