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I.F의 “Respect You (Urban Night Mix)”의 피쳐링으로 데뷔한 후, 도끼, 더콰이엇, 에픽하이 등 많은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벌이며 ‘피쳐링 히트 메이커’ 로 불렸던 정기고는 힙합 뮤지션들이 가장 사랑하는 협업 파트너로 명성을 쌓아 온 바 있고, 2014년 ‘썸’ 의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피쳐링 히트 메이커’ 가 아닌 자신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알렸다. 이후 ‘너를 원해’, ‘Let Me Love You’ 등 꾸준한 콜라보레이션 넘버의 히트에도 불구하고, 꽉 찬 앨범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던 정기고는 이제 첫 정규작으로 감각적인 남자 솔로 아티스트라는 사실을 모두에게 어필하는 ‘확실한 홈런’ 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앨범의 제목과 동명인 타이틀곡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 는 비 내린 새벽 거리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트렌디한 멜로디를 휘감는 정기고의 감각적인 보컬이 돋보이며, ‘썸’에서 들을 수 있었던 정기고만의 로맨틱한 창법이 한껏 발휘된 트랙이다. 특히 정기고가 직접 가사 작업에 참여해 곡의 감성을 이끌어 냈다는 사실에 주목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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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정규앨범인 만큼 타이틀곡에 못지않은 수록곡들이 앨범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레이, 크러쉬가 참여해 더욱 완성도 높은 사운드가 완성된 ‘Fantasy’ 는 누군가에 대한 환상을 노래한 곡이다. 다만 사랑하는 감정의 황홀함 뿐만 아니라 그 뒤로 드리워진 그늘을 함께 이야기하며 양면적인 속성을 잘 표현해 냈다. ‘Girls’ 는 수록곡 중에서 가장 그루브한 트랙이다. Sik-K와의 협업으로 완성도를 높인 ‘Girls’ 는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내 여자가 되어 달라는 내용을 섹시한 느낌으로 전하는 곡이다. ‘Uh Oh’ 는 약간은 아련한 감성의 지점을 포착했다. 사랑하는 감정이 다 사라졌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는데, 자신도 모르는 순간 문득 튀어나오는 사랑에 대한 기억들을 노래했다. 잡히지 않는 듯 쓸쓸하고 아련한 감성을 표현해야 하는 이 곡을 위해 정기고는 목에서 살짝 힘을 빼고 내용에 집중한다. 덕분에 리스너는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오는 감성을 편하게 느낄 수 있다. 완급조절이 뛰어난 정기고의 보컬 스킬을 엿볼 수 있어 인상적이다. 이 밖에 그간 발매되었던 ‘일주일(247)’, ‘Hey Bae’, ‘Let Me Love You’, ‘Nocturne(夜想曲)’ 등이 함께 실려 첫 정규 앨범에 대한 의미를 더한다.
소속사 측은 “정기고가 첫 정규앨범을 통해 그간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감각적인 남자 솔로 아티스트로서 존재감을 새롭게 정의하려 한다. 앨범에 담긴 음악들의 완성도와 일관성은 대중들의 기대를 충분히 만족 시킬 만하다” 고 강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실제로 정기고는 첫 정규작 발매 전 10kg을 감량하며 비쥬얼적인 면에서도 큰 신경을 썼다. 그만큼 이번 앨범이 중요한 포인트라는 사실을 강하게 인지하고 있었고, 적극적인 손길로 방향성을 확신하고 싶었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한편, 정기고는 오늘(20일) 정규 앨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 발매를 기념,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위치한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케이윌의 사회로 단독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서경스타 문경민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