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기업 빚잔치 경고한 IMF

글로벌금융분석보고서

"미국 기업 22% 부채 문제 심각해  

갑작스런 금리인상에 파산할수도"

트럼프 저금리 활용 재정확대책

경기 살아나 긴축정책 땐 毒으로

미국 기업 자산 4,400조원 위태

IMF·WB총회 앞두고 발표 눈길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중 최고 수준의 회복도를 보이고 있지만 진정한 경제회복의 길은 ‘산 넘어 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권위 경제기구인 국제통화기금(IMF)은 미 금리 인상이 기업 부채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경고했고 미 행정부의 감세 및 재정확대 정책 등 경제정책(트럼프노믹스)도 재정적자를 늘리며 기업 및 경제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잇달아 나왔다.


IMF는 19일(현지시간) 발표한 4월 글로벌 금융분석 보고서에서 “미 기업들의 이자상환 능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취약한 상태”라며 “금리 인상이 상당히 진행될 경우 전체 미 기업 자산의 4분의1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IMF가 이자보상배율(ICR·영업이익을 부채의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미 기업 자산의 22.1%인 3조9,000억달러(약 4,438조원)가 재정확대 정책에 취약한 상태다. 미 행정부가 지출 확대 및 감세에 나서 재정적자가 늘어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금리 인상이 촉진돼 22%가 넘는 자산이 위태로워진다는 의미다. 이는 기업의 이자비용을 더 끌어올려 차입으로 자산을 불린 기업들에 충격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IMF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부채와 기타채무는 2010년 이후 7조8,000억달러 늘어난 상태다. 기업들은 저금리를 활용해 부채를 불리며 기업 활성화 수단으로 삼아왔다. 문제는 미국의 경기 상향으로 금리 인상 등 긴축이 본격화됐지만 기업 신용 펀더멘털은 취약해져 신용의 하강 사이클을 예고했던 여건이 재조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IMF는 “미국이 금리 인상 국면에서도 경제 탄력성을 유지하려면 조세정책 등 정부 재정정책을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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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도 이날 워싱턴DC 연설에서 “미국보다 해외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금리 인상 국면에서 더 잘 견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달리 유럽연합(EU) 및 일본 등 주요국들은 완화정책을 지속해 결국 강달러가 유발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한 미국 기업들의 경영환경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비토르 가스파르 IMF 재정국장도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부양책은 경기순응적”이라며 “확장적 재정정책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을 상당히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GDP 대비 정부 채무 비율이 5년 안에 1년 전 예상치보다 11%포인트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IMF 보고서는 21일부터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IMF·세계은행(WB) 총회를 이틀 앞두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10일 독일 베를린에서 다른 경제기구 리더들과 미국의 보호무역에 대한 우려의 뜻을 나타냈고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라가르드가 헛소리를 한다”고 응수하면서 양측 간 갈등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FT는 “IMF가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확대 정책 리스크를 지적한 것은 시기적으로 미묘한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도 “올해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 기업들이 부채상환 부담 증가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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