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대표 공약인 ‘트럼프케어’(AHCA) 입법을 재추진한다.
지난달 말 하원의 표결 시도가 좌절된 지 약 한 달 만이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0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새 트럼프케어 법안을 마련했으며, 이르면 21일 또는 주말에 참모들과 집권 여당인 공화당에 회람시킨 뒤 다음 주에 표결을 다시 시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취임 100일째가 되는 오는 29일 이전에 통과시키겠다는 게 그의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1호 입법안이기도 한 트럼프케어는 직전 버락 오바마 정부의 건강보험정책인 ‘오바마케어’(ACA)를 대체하는 법안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하원에서 1차 처리를 시도했으나 당내 대표적 반대파인 ‘프리덤 코커스’ 설득에 끝내 실패하면서 표결을 자진해서 철회했다. 강경보수 ‘티파티’에 뿌리를 둔 프리덤 코커스는 당시 트럼프케어를 ‘무늬만 개정안’, ‘오바마케어 라이트’라고 비판하면서 제동에 걸린 바 있다.
새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큰 틀의 핵심적인 부분은 그대로 유지한 채 프리덤 코커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논란이 됐던 조항을 일부 손질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케어는 건강보험 가입을 법적 의무화하고, 미이행 시 개인과 고용주에 모두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전국민 의무 가입’ 규정을 폐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와 관련해 CNN 방송은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케어에 대한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화당 일각에선 법안 통과에 필요한 216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성급하게 트럼프케어 표결을 재시도하는 데 대해 회의적 시각을 보내고 있다.
현재 과반이 넘는 237석을 확보한 공화당은 지난번 1차 표결 시도 때처럼 야당인 민주당의 도움 없이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프리덤 코커스는 물론 온건파인 ‘화요모임’도 설득해야 하지만 아직은 이를 낙관할 수는 없는 처지다. 화요모임 소속 의원들은 무보험자 증가를 우려하며 트럼프케어에 대한 찬성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