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완주할까…安과 연대 가능성은=우선 지지율이 바닥을 맴돌고 있는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의 완주 여부가 관심사다. 당장 바른정당은 오는 24일께 의원총회를 열고 대선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김무성계 의원을 비롯한 핵심인사들은 유 후보의 사퇴 또는 단일화를 노골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 입장에서는 사퇴 요구 수용, 다른 당 후보와의 단일화 추진 모두 ‘백기 투항’을 결심하는 것을 의미한다.
바른정당의 3선 중진인 김재경 의원은 전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공동체 안보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보수 단일화는 시급하고 절대적인 과제”라며 “유승민·홍준표(자유한국당) 후보는 물론 안 후보도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면 단일화 논의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단일화 방법은 전혀 어렵지 않다. 전 국민 여론조사 경선이 양측을 만족 시킬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의 이종구 정책위의장도 최근 간담회에서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당 차원에서 유 후보에게 사퇴를 건의해야 한다”며 “국민 요구를 받드는 차원에서 바른정당 의원들이 안 후보 지지 선언을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대 성사 여부의 키(key)는 물론 안 후보지만 그동안 줄기차게 자강론을 강조해왔음을 고려하면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선뜻 나서기는 부담스럽다. 이 때문에 이 의장의 지적처럼 유 후보가 백의종군을 결심하고 바른정당 의원들이 지지를 표명한다면 안 후보로서는 자신의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연대의 효과를 어느 정도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안 후보의 표현대로 ‘정치공학적 이합집산’이 아닌 ‘국민에 의한 연대’를 통해 막판 대역전을 노리게 되는 셈이다.
◇폭발하는 안보 이슈…북풍 위력은=두 번째 변수는 안보 이슈, 즉 북풍(北風)이다. 때마침 ‘주적(主敵) 공방’에 이어 21일에는 참여정부 시절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과정과 관련한 추가 문건까지 공개되면서 파괴력 강한 안보 이슈가 연일 터져나오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인민군 창건기념일인 25일을 전후해 추가적인 핵·미사일 도발을 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북한이 실제 도발에 나선다면 차기 대선의 함수관계는 한층 복잡해지게 될 게 분명하다. 양강구도가 흐트러진 틈을 타고 보수 진영은 홍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1차적 수혜는 홍 후보가 얻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안 후보가 지지율 격차에 마음이 조급해져 문 후보를 대상으로 과도한 안보 공세를 벌일 경우 문 후보 지지층이 보다 단단하게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
◇막말·말실수…캠프마다 ‘舌禍 경계령’=마지막 변수는 막말과 말실수가 빚어내는 설화(舌禍)다. 역대 선거에서도 사소한 말실수가 전체 판세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 때문에 각 후보 캠프에는 ‘설화 경계령’이 떨어진 상황이다.
‘전두환 표창’ 등의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문 후보는 전날 북한 여성 응원단을 ‘자연미인’이라고 칭해 논란이 일자 곧바로 사과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홍 후보는 ‘돼지 흥분제’ 문제로 하루 종일 뭇매를 맞았다. 대학 시절 하숙집 친구가 돼지 흥분제를 이용한 성범죄를 계획했는데 여기에 가담한 사실을 자서전(2005년)에 쓴 사실이 뒤늦게 부각됐기 때문이다.
안 후보 측 중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역시 말실수가 있었다. 최근 지역 유세에서 “문 후보가 대구에서 대통령 당선이 안 되면 대구 강물에 빠져 죽겠다고 했다”고 목청을 높였으나 사실관계가 틀린 것으로 확인되자 “홍 후보 대신 문 후보라고 잘못 말한 것 같다. 저의 실수”라고 주워담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