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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투맨' 첫방①] 코믹+멜로에 액션을 끼얹나?…사전제작의 좋은 예

한 시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 그야말로 휘몰아쳤던 1회다. 이야기가 더 전개돼야 확신할 수 있겠지만, 우선 현재까지는 JTBC 금토드라마 ‘맨투맨’(극본 김원석, 연출 이창민)이 전작 ‘힘쎈여자 도봉순’의 시청자 층을 대부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창민 PD가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말한 바와 같이, ‘맨투맨’은 무겁고 진지한 첩보물이 아니었다. 그간 티저나 포스터를 통해 쌓아온 이미지를 생각하면 나름 반전이다. 장르나 주인공 배우 때문에 OCN ‘나쁜 녀석들’을 상상했던 사람이라면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을 것. 코믹과 멜로에 첩보를 끼얹은, 편하고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 탄생했다.




/사진=JTBC ‘맨투맨’/사진=JTBC ‘맨투맨’


드라마 전반에 첩보라는 소재가 깔려있긴 하다. 김설우(박해진 분)가 스쿨버스 테러범을 일격에 해치우는 것과 러시아 첩보국 소령 페트로프(데이비드 맥기니스)를 구하는 모습이 초반에 등장했다. 소름 돋는 짜임새로 이어지거나 신선한 상황 설정이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김설우의 스파이로서 능력을 증명하기에 충분한 미션들이었다.

여기서 사전제작의 이점이 200% 발휘됐다. 촬영 시간을 충분히 들인 덕에 영상미와 스케일이 남달랐다. 드라마 초반에 ‘때려 넣었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헝가리의 모습이 임팩트 있게 펼쳐졌다. 시청자들이 리모컨을 돌리기 쉬운 초중반 때에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상공에서 내려다보는 유럽의 풍광과 시원하게 터지는 차 폭발 장면은 드라마가 아닌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마저 줬다.


이와 함께 스턴트맨 출신의 한류스타 여운광(박성웅 분)의 모습이 교차로 제시됐다. 김설우가 첩보를 담당했다면, 여운광은 명백하게 코믹이었다. 등장부터 요란했다. ‘캡틴 아이언2-다크데스의 귀환’이라는 헐리웃 영화 속 장면이 펼쳐졌다. ‘쓸데없이 고퀄리티’여서 더욱 웃음을 자아냈다. 안하무인 톱스타의 ‘종로 종로 커피’만 찾는 태도는 얄미우면서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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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맨투맨’/사진=JTBC ‘맨투맨’


송산그룹 사장 모승재(연정훈 분)과 아내 송미은(채정안 분)의 미스테리한 관계 또한 주목됐다. 특히 모승재는 악의 축을 담당, 드라마의 중심을 잡았다. 혹여 재미를 추구하다 이야기가 중구난방 되는 일이 없도록 중간 중간 등장해 목표 되새겼다. 송미은은 여운광과 묘한 기류를 형성, 과거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증을 갖게 했다. 이야기 전개 방향이 더욱 풍성해졌다.

다만, 화면이 조금 산만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박해진의 첩보 작전을 보여주면서, 화면을 여러 컷으로 분할하거나 다양한 각도의 장면을 빠르게 전환하는 부분이 그랬다. 그러나 시원한 이야기 전개와 주인공의 능력 설명을 위해 택한 방법으로 나쁘지는 않았다. 덕분에 대부분의 인물 소개가 1회에서 거의 마무리될 수 있었다.

1회가 끝난 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이창민 PD의 말을 빌리자면 ‘병맛’ 감성이 대중의 취향을 저격했다. ‘힘쎈여자 도봉순’의 열기는 어느 정도 이어받았다. 오늘(22일) 방송분에서는, 흡입력 있는 전개를 펼치며 일시적 관심을 장기적 흥미로 변환할 차례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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