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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톡] ‘분노의 질주 8’-‘아빠는 딸’, 박스오피스 점령한 코드 ‘#가족 #부성애’

지난주 초까지 ‘프리즌’(감독 나현)과 ‘미녀와 야수’(감독 비 콘돈)가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양강구도를 그렸다면, 현재는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감독 F. 게리 그레이, 이하 분노이 질주)과 ‘아빠는 딸’(감독 김형협)이 시장을 점령 중이다. 국가도, 장르도 전혀 다른 두 작품이지만 함께 관통하는 코드가 있다. ‘가족’과 그 속에서의 ‘부성애’다.






‘분노의 질주’는 사상 최악의 테러에 가담하게 된 도미닉(빈 디젤)과 그의 배신으로 팀 해체 위기에 놓인 멤버들이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친다. 지금까지 시리즈를 거듭해오면서 ‘분노의 질주’는 각종 위협에 맞서며 아군의 단결력과 패밀리쉽을 주제로 삼아왔다. 굳이 피가 섞이지 않아도 ‘도미닉 팀’으로 뭉친 멤버들은 일종의 뜨거운 전우애를 자랑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도미닉이 지능 테러범 사이퍼(샤를리즈 테론)와 결탁하는 초유의 사건으로 팀에 균열이 일어난다. 악당으로 변한 수장에 팀 멤버 루크(드웨인 존슨), 레티(미셸 로드리게즈), 로먼(타이레스), 테즈(루다크리스), 램지(나탈리 엠마뉴엘)는 혼란을 겪는다. 하지만 중간의 빈자리를 메워 맞서 싸우는 멤버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급박한 상황임을 알고 최고의 팀워크를 자랑하게 된다. 도미닉이 사이퍼와 손을 잡게 된 이유조차 관련 주제와 깊게 연관돼 눈길을 끈다. 화려한 액션과 거친 질주 속에서 끈끈하게 결속력을 다지는 반전 매력이 ‘분노의 질주’의 오랜 성공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아빠는 딸’은 하루아침에 아빠와 딸의 몸이 바뀌면서 사생활은 물론 마음까지 엿보게 되는 인생 뒤집어지는 코미디물이다. ‘분노의 질주’와는 달리 제목부터 강력한 가족 코드를 내세우는 이 영화는 47세 만년 과장 아빠 원상태(윤제문)와 17세 여고생 원도연(정소민)의 영혼이 서로 바뀌어 들어가면서 생기는 바디 체인지 소동극이다. 종전에 국내에서나 해외에서 남녀 간의 몸이 바뀌는 작품들은 다수 있어왔지만, ‘부녀’라는 가족관계로 설정된 것은 ‘아빠는 딸’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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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일단 ‘아재’ 원상태의 몸에 여고생 딸이 들어간 후 능청스럽게 변신하는 윤제문의 섬세한 연기를 보는 맛이 있다. 반면 여고생 원도연의 몸에 아재의 영혼이 깃들고서 거칠고 털털한 매력을 쏟아내는 정소민의 깜짝 변신 또한 새롭다. 보통의 영화라면 남녀 간의 신체가 바뀐 점에 초점을 맞춰 혼란 속에서 웃음을 자아내는 것으로 그칠 수 있겠다. 하지만 ‘아빠는 딸’은 이 같은 상황에 처해지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교훈을 전한다. 점점 소통을 잃고 사는 현대 사회를 위트 있게 꼬집으며 의미를 부여한다.

거칠게 액션을 휘두르는 아빠나 여고생의 모습인 아빠나 모두 한 결 같이 고민하는 지점은 ‘어떻게 하면 가족을 위기에서 구출할 수 있을지’다. 이렇게 본능적으로 발현되는 ‘부성애’는 각 작품에서 이야기를 스펙터클하게 끌고 가는 원천이 된다. 장황한 말보다 뒤에서 행동으로 가족을 보살피는 존재, ‘아빠들’을 응원한다.

/사진=UPI, 메가박스(주)플러스엠/사진=UPI,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한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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