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 황금연휴를 앞두고 많은 사람이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수많은 여행객이 북적이는 공항에서 오랜 시간 수속을 기다리다 갑자기 ‘이렇게 해외여행객 수요가 많은데 혹시 항공기에 투자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이런 아이디어를 현실화한 것이 항공기 펀드 상품이다.
항공기 펀드는 항공기 전문 투자 및 운용회사(AsManagement Company·AMC)가 일반 개인 또는 기관투자가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모집해서 항공기에 투자해 배당과 수익을 제공하는 간접투자 금융상품이다. 오피스빌딩 투자 시 구글·애플·삼성전자 같은 우량 임차인 확보가 중요한 것처럼 항공기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항공기를 장기간 사용할 항공사의 신뢰성이다. 즉 해당 항공사의 주주 현황, 운용 항공기 수, 평균 탑승률, 매출 상황, 재무상태 등을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일정 기간 후 제3자에게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하는 항공기가 얼마나 범용성이 있는지, 즉 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기종인지도 중요하다.
항공기 산업은 부동산 산업과 다르게 소수 제조업체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전 세계 항공사는 약 8개인데 이 중 보잉과 에어버스사의 점유율이 약 94%에 달한다. 따라서 대형 항공기의 생산량 변화는 물리적으로 제한적이며 발주에서 항공기 인도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공급 측면의 변동성도 매우 낮다. 이는 특정 지역에 개발 붐이 인다면 다수의 개발사업을 통해 대량의 아파트, 오피스빌딩, 상업시설 등이 공급되는 부동산 시장과 매우 상이하다고 할 수 있다.
대체투자상품의 하나로 장점이 부각되면서 지난 2011년 216억원에 불과하던 우리나라 항공기 펀드 설정 규모가 2014년 5,178억원, 2016년 1조3,413억원에 이를 정도로 단기간에 급증했다. 특히 전 세계 경제성장과 국가 간의 교역 활성화 및 여행객 증가로 향후 20년간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의 총 항공여객 규모는 매년 평균 4.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기 펀드 투자 시 고려해야 할 점도 있다. 일반인들에게 항공 산업, 항공기 자체에 대한 이해, 향후 매각가치 분석 등은 매우 낯설고 어려운 분야다. 따라서 유사한 딜 경험이 많은 해외와 국내의 항공기 펀드 전문 자산운용사의 전문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다수의 저가항공사 출현 및 시장 확대에 따라 경쟁이 심화돼 임차 항공사의 향후 영업실적이 악화될 가능성도 잘 분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