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대선후보 사퇴론을 두고 내홍에 휩싸인 바른정당이 24일 저녁 의원총회를 열고 이 문제에 대한 당내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당 사퇴 압박에도 완주 의지를 드러냈던 유 후보도 이날 의총에 참석할 예정이다.
정양석 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 7시 의원회관에서 의총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 후보와 당 소속 의원 간 허심탄회한 토론을 통해 향후 선거운동과 진로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열릴 의총은 김무성계를 중심으로 한 소속 의원 16명이 의총 소집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당 의원 33명 가운데 절반이 유 후보 사퇴를 논의하자고 건의한 셈이다.
당은 이날 의총을 통해 유 후보 사퇴 문제와 범보수 후보 단일화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양강구도를 깨고 1강 체제로 들어간 데 대한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반문(반문재인) 연대’ 불씨를 살리려는 전략이다. 문 후보의 대항마인 안 후보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해서는 유 후보의 사퇴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당내 의견이 만만치 않다.
유 후보의 지지율이 3~4%로 5당 후보 가운데 가장 낮지만 유 후보가 사퇴할 경우 보수진영 결집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또 유 후보의 지지율이 더는 오르지 않으리라고 판단, 대선에서 꼴찌를 할 경우 당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절박함도 깔렸다.
당 일각에서는 안 후보와의 연대가 어려울 경우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의 보수 단일화라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당 지도부는 최근 홍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를 공개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 후보의 완주 의지가 확고해 당이 유 후보를 설득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유 후보도 선거운동 과정에서 일찍이 안철수·홍준표 후보와는 연대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만큼 사퇴 명분도 마땅치 않다. 이 때문에 분란만 커져 최악의 경우 당이 쪼개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유 후보는 이날 강원도 일정을 예정대로 모두 소화한 뒤 상경해 의총에 참석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