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은 홈캐스트 전 대표이사 신모(46)씨와 시세조종꾼 김모(52)씨 등 4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홈캐스트 전 최대주주 장모(47)씨와 코스닥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하는 투자자 원영식(55)씨 등 5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 2014년 4월 거짓정보를 퍼뜨려 홈캐스트 주가를 끌어올리는 식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와 장씨는 주가조작꾼 김모(43·구속 기소)씨와 함께 황우석 박사의 명성을 이용해 홈캐스트 주가를 띄우기로 했다. 장씨는 2013년 11월 거액의 대출을 받아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홈캐스트를 인수했으나 경영난을 겪었다. 황 박사가 대표이사인 비상장 바이오업체 에이치바이온도 자본잠식 상태였다. 이들은 홈캐스트와 에이치바이온이 줄기세포 관련 사업을 함께하기로 했다는 거짓정보를 퍼뜨리고 두 회사가 서로 거액을 투자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로 했다.
이들은 2014년 4월 홈캐스트는 에이치바이온에 250억원, 에이치바이온은 홈캐스트에 40억원을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투자했다. 그러나 홈캐스트가 투자받은 40억원은 장씨가 에이치바이온 측에 미리 제공한 돈이었다. 주로 엔터테인먼트 주식이나 전환사채 등에 투자해 이익을 거두면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원씨와도 공모해 그가 홈캐스트 유상증자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에 개미 투자자들의 투자도 적극적으로 이뤄져 홈캐스트 주가는 3배 이상으로 뛰었다.
이후 장씨는 회사 경영권을 포기하고 보유주식을 매도해 121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원씨와 주가조작꾼들은 범행을 도운 대가로 장씨 주식을 저가에 사들이고 범행 직후 처분했다. 이들이 거둔 부당이득은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받은 신주 매각대금까지 더해 총 284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황 박사의 경우 사전에 범행 계획을 알고 유상증자에 참여한 정황을 파악하지 못해 입건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이 범행으로 벌어들인 돈을 환수해 범죄수익을 철저히 박탈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