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통신전문기업인 대한광통신이 전세계 케이블 수요 증가에 힘입어 8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대한광통신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올해 1·4분기에 매출액 323억원, 영업이익 33억원, 당기순이익 31억원(잠정)을 거뒀다고 24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 급증하고 당기순이익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670억원, 영업이익 7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대한광통신의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은 글로벌 업황 개선이다. 세계 주요 통신시장인 중국이 지난해부터 4G 인프라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고 미국 역시 4G와 5G 상용화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광통신 케이블(사진) 수요가 크게 늘면서 지난해부터 광섬유 공급 부족이 심화돼 광섬유 시장 판매 단가가 30% 상승한 것도 이익을 증가시켰다.
글로벌 영업 환경과 함께 대한광통신측이 재무구조 건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점도 실적 급증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대한광통신은 지난해까지 영업외적인 투자손실을 모두 정리하고 특히 안산 케이블공장 부지를 매각해 차입금을 대폭 상환하면서 올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한광통신의 부활은 옛 대한전선그룹을 창립한 설씨 가문의 재기 움직임으로도 풀이돼 관심을 끈다. 현재 대한광통신은 대한전선을 만든 고 설경동 회장의 손자인 설윤석 전 대한전선 사장 등 설씨 일가가 지분 10%를 갖고 있다. 설씨가 이끌던 대한전선은 1955년 창립해 2008년까지 연속 흑자를 이어가던 우량기업이었지만 이후 무리한 사업다각화로 2012년 경영권이 채권은행으로 넘어가면서 설씨들은 대한전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올해 대한광통신이 흑자에 성공하면서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오치환 대한광통신 대표는 “광통신산업의 슈퍼사이클을 맞아 큰 폭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며 “광섬유와 광케이블 제품의 일관생산체제를 갖춘 국내 유일의 기업으로 앞으로도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