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이 6개월째 상승하는 가운데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안도 일부 완화되면서 소비자심리가 3년래 최대폭으로 뛰었다. 특히 최근 2개월간 제자리걸음을 보였던 소비지출전망도 개선돼 얼어붙은 가계의 지갑이 녹을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25일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01.2로 전월 대비 4.5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CCSI는 지난 1월 93.3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뛰기 시작해 3개월째 오르고 있다. 특히 4월의 전월 대비 상승폭(4.5포인트)은 지난 2013년 10월(4.9포인트)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치다. 그만큼 경기에 대한 판단과 전망이 나아졌다는 얘기다.
CCSI는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16년 12월)를 100(기준값)으로 잡고 100 이상이면 낙관, 100 이하는 비관적인 전망을 나타낸다. 이번 조사는 전국 도시 2,200가구를 대상으로 4월 11일~18일간 이뤄졌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 모두 개선됐다. 현재생활형편(6개월 전과 현재 비교)지수는 0.3포인트, 생활형편전망(6개월 후 전망)은 0.7포인트 개선됐다. 가계수입전망(6개월 후 전망)도 3월(0.4포인트)에 이어 4월도 0.4포인트 뛰었다. 특히 현재경기판단지수(6개월 전과 비교)와 향후경기전망도 전월보다 각각 1.0포인트, 1.4포인트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현재와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이 개선됐다.
얼었던 소비자심리가 다소 녹으면서 가계들의 지출 전망도 나아졌다. 소비지출전망은 2월과 3월 모두 제자리(0포인트)였지만 이달 0.7포인트 뛰었다. 의류비 지출지수가 2포인트 올랐고 내구재와 외식비지수도 전월에 비해 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여행비(3포인트)와 문화비(2포인트) 지수가 개선됐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전망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동일한 2.6%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국내의 정치적인 상황으로 경기가 위축된 측면이 있었는데 대선 이후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