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2030 W #부자_만들기 with 삼성증권]]<12> 한국인이 바라본 신흥국 채권의 투자 매력은

5년 전 은퇴한 말끔한 외모의 한 노(老)신사가 강남의 한 PB센터에 들어와 은퇴 자산관리에 대해 상담을 하고 있다. 3년 전부터 은퇴자산을 관리해온 담당 PB는 자산관리의 중요성, 특히 포트폴리오에 대해 집요하게 느껴질 만큼 강조해 오고 있다.

노신사: 벌써 김 PB와 함께 한지 3년이나 지났군. 나도 이제 어느 정도 투자 경험이 생기다 보니 포트폴리오가 왜 중요한지는 알겠네, 근데 채권은 너무 어렵단 말이야. 우리나라 채권도 잘 모르겠는데, 저번에 이야기했던 신흥국 채권은 도대체 어떤 투자 매력이 있다는 건가?


김PB :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에 대해서 느끼셨다니 다행입니다. 일반적으로 은퇴하신 고객 대부분 정기 예금으로만 은퇴자산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기 예금 금리는 1% 중반까지 떨어졌고, 물가는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세금까지 고려한다면 정기예금으로만 투자할 경우, 고객님의 실질적인 부(富)는 앞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노신사: 그렇다면 신흥국 채권이 대안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자세하게 알려줄 수 있겠나?

김PB : 일반적으로 채권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 즉 만기수익률(YTM·Yield To Maturity)을 기준으로 시장을 판단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이 상승한다는 점입니다. 금리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수익률 관점에서 말씀드린다면, 신흥국 채권은 작년에 10%의 수익을 기록하였고, 당분간은 정기 예금 대비 높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신흥국 채권 시장에 대해서 제가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신흥국의 꾸준한 성장 덕분에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중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신흥국 채권이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할 정도로 아직 더딘 발전을 보이고 있다. 과거 신흥국 채권은 낮은 유동성으로 인하여 투기적인 시장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확장에 따라 안전 자산으로 변모하고 있어 점차 의미 있는 성숙기에 진입한 것으로 보여진다.


2000년 이후 신흥국 대부분의 신용등급은 상승하였으며, 외환보유액 역시 꾸준히 축적되고 있기 때문에 과거 금융위기와 비교할 때 몰라볼 정도로 펀더멘털이 탄탄해졌다. 더군다나 신흥국 채권은 평균 6%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어, 국내 정기예금 대비 4배 가량 높은 이자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시점이다. 그러나 브라질 채권에서 경험했듯이 신흥국 채권 투자 시에는 반드시 환율을 고려해야 한다. 채권 가격 변동성보다 환율 변동성이 오히려 더 클 수 있어, 최종 투자자의 수익은 환율에 의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물론 환헤지를 통해서 환위험을 제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한국의 금리가 역전되면서 환헤지 프리미엄은 (-)로 전환되었으며, 과거와 같이 (+)의 환헤지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일정 부분 포트폴리오에 대하여 신흥국 통화에 대한 노출을 고려해야 할 것이며, 향후 달러와 신흥국 통화의 움직임에 대해 어느 정도 예측이 필요할 것이다.



2013년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언급 이후 일방적인 달러 강세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신흥국 통화는 3년간 원화 대비 33%의 가치 절하가 이루어졌으며, 이는 브라질 채권을 비롯한 신흥국 채권의 전반적인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경기 측면에서 글로벌 전체적으로 회복세가 완연해졌으며, 더 이상 미국 혼자만 글로벌 성장을 주도하고 있지는 않다. 더구나 트럼프 정부조차도 달러 강세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어 2013년부터 3년간 이어진 달러 강세의 압력은 향후에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혹시나 추가적인 달러 강세가 이어진다 하더라도 신흥국 통화에 미치는 영향력은 예전과는 달리 현저하게 약해졌기 때문에 달러 강세가 일방적인 신흥국 통화의 약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채권에서 국내 채권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불과하다. 현재의 낮은 금리뿐만 아니라 향후 국내 금리 상승 가능성을 고려할 경우, 채권 자산 내에서도 해외 채권을 통한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배분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흥국 채권은 신흥국 주식 대비 양호한 위험 조정 수익의 특성을 갖고 있어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경우 효율적 투자선은 더욱 확대되어, 위험은 낮아지는 반면 기대 수익은 높일 수 있다.

물론 여러 신흥국가 중 한 국가만 선택하여 해당 국가의 채권을 투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개별 국가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변동성에 노출되기 때문에, 신흥국 전체적인 포트폴리오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도움말=삼성증권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