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기술력이 일군 '프리미엄 코리아']"비싸도 살수밖에 없는 한국제품"...LG가전 마저 영업이익률 11% 기적

"반도체 공정 진화때마다 생산성 20~30% 증가"

독보적 기술력 갖춘 삼성·SK하이닉스 '장밋빛'

"중국기업 명함도 못내밀 프리미엄전략 강화"

초격차 유지위해 주력기업들 대규모 투자 이어가

삼성전자는 플렉시블 올레드(OLED) 패널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의 판을 바꿔놓고 있다. 삼성이 이미 휘어지는 엣지형 스마트폰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애플도 올 하반기 삼성의 패널을 납품받아 플렉시블 아이폰을 내놓을 예정이다.삼성전자는 플렉시블 올레드(OLED) 패널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의 판을 바꿔놓고 있다. 삼성이 이미 휘어지는 엣지형 스마트폰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애플도 올 하반기 삼성의 패널을 납품받아 플렉시블 아이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 2013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3’에서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윰(YOUM)’이라는 명칭의 플렉시블 올레드(OLED) 스마트폰 시제품을 공개했다. 기존 유리기판 대신 매우 얇은 플라스틱을 적용해 화면이 휘어지게 만들면서 스마트폰 외형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논란이 분분했던 플렉시블 스마트폰은 이제 전 세계 스마트폰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는 2014년 ‘갤럭시노트엣지’를 시작으로 화면이 휘어지는 엣지형 모델을 본격 선보였고 최근 출시한 ‘갤럭시S8’은 아예 엣지 모델로만 만들었다. 삼성의 기술력은 평이했던 전 세계 스마트폰 화면에 경종을 울렸고 스마트폰의 초강자 애플은 올 하반기 삼성으로부터 플렉시블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납품받아 엣지형 모델을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 대기업의 한 고위임원은 “삼성은 엣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애플이 삼성을 찾아갈 수밖에 없게끔 만들었다”며 “기존에 없던 기술력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통해 후발주자들과 격차를 벌리는 우리 기업들의 ‘프리미엄 코리아’ 전략이 올 상반기 빛을 발하고 있다. 25일부터 주요 전자업체들의 어닝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SK하이닉스·LG전자·LG디스플레이 등 주요 전자업체들의 전례 없는 분기 영업이익 달성이 확실시된다. 이와 더불어 포스코와 SK이노베이션 등 철강과 정유화학을 대표하는 업체들 역시 프리미엄 제품을 바탕으로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에 재진입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반도체 업체를 대표하는 SK하이닉스는 이날 역사적인 실적을 내놓았다. 1·4분기 영업이익이 2조4,6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9.2% 급증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40%에 육박한다. 앞서 삼성전자도 1·4분기 실적 잠정치를 통해 9조9,000억원의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삼성은 반도체에서만 사상 최대인 6조원 이상의 분기 영업이익을 냈으며 주력 제품인 D램의 영업이익률은 50%대 중반까지 치솟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시장은 현재 ‘슈퍼사이클’이라고 불릴 만큼 시황이 좋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삼성과 SK하이닉스 반도체가 기록한 경이로운 영업이익률은 아무리 시장 상황이 좋아도 독보적인 기술력 없이는 달성하기 힘든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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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장에서는 미세공정 기술력이 한 단계 진화할 때마다 생산성이 20~30% 증가하는 것으로 본다. 미세공정을 통해 하나의 웨이퍼 안에서 생산하는 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10나노급 D램, 64단 V낸드 등 경쟁사를 압도하는 반도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SK하이닉스도 올 하반기까지 10나노 D램과 4세대 72단 낸드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독보적인 기술력이 높은 수익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가전의 명가 LG전자 역시 프리미엄 제품을 바탕으로 가전 시장에서는 진입하기 어렵다는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넘보고 있다. 1·4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는 9,215억원으로 200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1·4분기 LG전자 H&A(가전)가 11%, HE(TV)는 8% 중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영업이익률이 박한 가전 업계에서 LG전자가 보여준 실적 회복세 역시 프리미엄 제품을 배경으로 한다. ‘다이렉트 드라이브(DD) 모터’를 적용한 세탁기, ‘인버터’ 기술 중심의 냉장고와 에어컨, 대형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극도로 얇게 만들어낸 TV 등 LG의 프리미엄 제품이 차별화된 가치로 대접받고 있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독보적인 대형 올레드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1조원 이상의 분기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중후장대 업종의 대표격인 포스코도 ‘프리미엄 코리아’ 위상 제고에 한몫하고 있다.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이익률이 20% 수준인 ‘월드 프리미엄(WP)’ 제품 확대에 주력한 결과 지난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 이익률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1·4분기 영업이익률도 전 분기보다 3.7%포인트 오른 11.3%를 거뒀다. 급격한 양적 팽창을 이룬 중국 철강 업계가 포스코와의 기술격차를 빠른 속도로 줄여나가고 있지만 자동차용 강판과 같은 프리미엄 철강재 시장에서는 중국이 명함을 내밀 수 있는 단계는 아직 아니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프리미엄 코리아를 대표하는 이들 기업은 올해 통 큰 투자를 통해 후발주자와의 초격차 전략을 유지할 방침이다. 삼성은 화성과 평택 반도체 공장에서 조 단위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LG·SK하이닉스 등도 새로운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을 내놓을 공장 증설에 뛰어든 상태다.

/윤홍우·한재영·김현진기자 seoulbird@sedaily.com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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