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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무주산골영화제, 자연 속 소풍 같은 영화제를 즐기고 싶다면(종합)

도심 속 소음에서 벗어나 자연의 소리를 듣고 싶은 영화 팬들을 위해 소풍 같은 영화제가 펼쳐진다. 대도시에서 개최되는 여타 영화제들과 달리 휴양 영화제로서 차별점을 두겠다는 무주산골영화제가 벌써 다섯 번째, 초여름 밤 관객들을 찾는다.

제5회 무주산골영화제 공식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이 25일 오전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황정수 조직위원장, 유기하 집행위원장, 조지훈 부집행위원장 겸 프로그래머를 비롯해 김태용 감독, 윤세영 감독, 배우 류현경, 노선택과 소울소스가 참석해 영화제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무주산골영화제/사진=무주산골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는 설렘 가득한 영화 소풍길을 따라 깊은 울림을 발견하는 어울림의 영화제다. 새로운 시선의 영화와 조우하는 울림의 창이자 청정자연 속 스크린과 어우러지는 어울림의 공감을 표방한다. ‘동화 속 영화마을’을 주제로 자연 속 편안한 영화를 즐기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황정수 조직위원장은 “뜨거운 기대와 성원 속 5번째 맞는 무주산골영화제 상영작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 무주에서 판을 벌이는 산골 극장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바란다. 숲 속에서 만나는 영화관 길 위에서 만나는 마을 영화관 열정 가득한 공연 전 세계의 영화가 어우러진 산골 영화관에서 설렘 울림 어울림 가득한 영화 소풍을 즐겨보시길 바란다”며 자연 속 편안한 영화제를 예고했다.

더불어 “무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취, 무주에서만 즐길 수 있는 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를 통해 큰 감동을 얻으시길 바란다. 대한민국 영화발전에 기여하는 영화제 지역 주민의 삶과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양질의 문화 상품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무주산골영화제만이 가지는 특징과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유기하 집행위원장은 “대한민국의 유일한 휴양 영화제를 생각하며 시작했는데 5회까지 오면서 어느 정도 다시 찾고 싶은 영화제라는 이미지를 얻고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의 모든 정치 경제 사회 문화가 서울과 수도권, 도시 중심이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부산, 부천, 전주 영화제 모두 도시에서 진행된다. 비록 무주 인구가 2만 5천이지만 대한민국의 문화의 생산과 소비를 시골, 산골에서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만들어보자는 게 저희 스태프들의 목표고 영화제의 목표다”라고 영화제의 목표를 밝혔다.

조지훈 부집행위원장 겸 프로그래머는 “1회를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참 빠르다. 무주산골영화제는 지난 5년간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빠르지 않지만 착실하게 성장해왔다. 5회나 10회에는 큰 행사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저희는 오히려 조금 더 관객들이 편하게 영화를 보고 가실 수 있도록 운영 면에서 신경 썼다. 무주산골영화제는 영화 소풍이라는 콘셉트로 시작했다. 초록빛 자연 속에서 낭만적인 느낌을 가지길 바라면서 소박하게 시작했다”고 영화제가 내세우는 성격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전체적인 이미지나 공간 이미지는 동화 속 영화 마을이다. 옛날 극장처럼 꾸며보기도 하고 핸드프린팅 체험존 등 관객들이 편안하게 즐기실 수 있도록 했다. 80년대 극장 간판 다들 기억하실 텐데, 그런 간판 느낌으로 작업하고 있다. 또 작년에 예상보다 관객들이 많이 오셔서 불편함을 느끼신 분도 있다. 관객 편의를 위해 상영관 좌석을 확대했다. 영화제는 지역의 콘텐츠를 얼마나 활용하느냐도 중요한 역할이다. 작년에 한국 전통 불꽃놀이인 낙화놀이와 영화 상영을 결합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무주가 갖고 있는 큰 콘텐츠가 반딧불이 신비 탐사다. 영화와 엮어서 진행을 할 예정이다”라고 2017 무주산골영화제가 기획한 여러 콘텐츠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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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무주산골영화제/사진=무주산골영화제


제5회 무주산골영화제 개막작은 레게 음악극 ‘레게 이나 필름, 흥부’다. 김태용 총연출과 윤세영 공동연출 및 무대감독, 노선택과 소울소스의 음악 연출 및 연주로 이뤄졌다. 1967년 강태웅 감독이 연출한 한국 최초의 스톱모션 인형 애니메이션 ‘흥부와 놀부’에 레게음악을 중심으로 판소리를 결합해 재해석했다.

개막작 총연출을 맡은 김태용 감독은 “고전영화를 보는 방식을 다양하게 해보고 싶었다. 판소리 열두마당 중 다섯 마당이 현존해있는데 이것을 영화와 공연을 같이 볼 수 있게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작년에 ‘흥부와 놀부’ 애니메이션을 보게 됐는데 1967년에 한국에서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니 놀라웠다. 흥보가라는 판소리와 애니메이션을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윤세영 감독에게 함께 연출해보자고 이야기했다”고 고전영화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가장 분위기를 흥겹게 만들 수 있는 게 레게음악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의 레게음악 지존인 노선택과 소울소스에게 무주를 흥겹게 만들어보자고 부탁을 드렸다. 무주라는 공간에서 제일 잘 어울리는 작업이 아닐까 싶다. 고전영화에 현대적 아티스트가 결합해서 편견을 벗어나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고전 영화의 새로운 시도를 기대케 했다.

개막작 ‘레게 이나 필름, 흥부’ 공동연출 및 무대감독을 담당한 윤세영 감독은 “흥부전이 가지고 있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금 시국에서 선한 사람이 흥이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여러분들도 노선택과 소울소스와 함께 흥나는 한여름 밤의 추억을 만드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윤세영 감독의 바람에 이어 김태용 감독이 개막작에 대한 의미 있는 한줄평을 남겼다. 그는 “개막작은 흥과 관련된 이야기다. 흥해야 산다. 지금 여러 상황이 많이 처져있는데 흥함으로써 살아나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애니메이션은 굉장히 단순한 이야기지만 레게와 판소리와 합쳐서 듣다보면 흥부처럼 흥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무주산골영화제의 페스티벌 프렌드는 배우 류현경이 선정됐다. 친근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많은 관객들로부터 신뢰와 공감을 얻고 있는 배우인 만큼 영화제가 추구하는 이미지와 맞았다고. 류현경은 “무주산골영화제는 정말 가보고 싶은 영화제였다. 홍보대사 제안을 받아서 영광이었다. 관객들과 함께 영화도 많이 보고 소통도 많이 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지난 2013년 시작된 ‘무주산골영화제’는 올해 5회를 맞았다. 2017 무주산골영화제에서는 창, 판, 락, 숲, 길이라는 5개 섹션으로 총 30개국 72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실내상영관 4개, 야외상영관 2개, 이동상영관 2개로 구성됐다. 오는 6월 2일부터 6일까지 5일간 펼쳐질 예정이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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