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서 불법 주정차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연간 5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비용은 시간낭비, 유류비, 보험료 등을 포함하고 있어 불법 주정차로 인한 피해를 결국 모든 운전자가 부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서울경제신문이 최근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2016년 서울시 불법 주정차 실태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연간(공휴일 제외한 270일 기준) 불법 주정차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총 4조8,970억원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충청남도 한해 예산(4조7,498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사회적 비용은 서울시 전체 도로에서 불법 주정차 차량이 완전히 사라질 경우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을 추정한 결과다. 불법 주정차로 인해 추가로 발생하는 인건비, 보험료, 차량 감가상각비, 제세 공과금을 합한 차량 운행비용에 연료소모비와 시간적 가치를 더해 얻은 수치다. 항목별로 크게 시간적 가치는 75%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차량 운행비 18%, 연료소모비 7%를 차지했다. 연구원은 매일 같이 막히는 서울 도로에서 차량 운행비용은 고정비용으로, 연료소모비용은 교통량 및 통행시간에 따라 편차가 큰 것으로 분석했다.
도로별로 화곡로를 포함한 6~8차 대로의 사회적 비용은 1년간 2조5,794억원으로 가장 컸고, 도산대로 등 8차로 이상에서도 9,414억원의 비용이 소요됐다. 그 다음으로 2~4차로는 5,868억원, 2차로는 2,894억원이 매년 도로에서 허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산대로의 경우 불법 주정차 차량이 절반만 사라져도 35~50% 속도 증가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속도 증가로 인한 운전자들의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를 바탕으로 추정해볼 때 불법 주정차로 일부 운전자가 얻는 주차료 절약 등의 편익보다 그에 따라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훨씬 더 크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장태경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불법 주정차는 나 하나가 잠깐이라는 생각으로 수많은 피해자를 유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최성욱·신다은기자 secret@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