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3,000광년 거리에서 지구와 비슷한 질량 외계행성 발견

현재 천문학계의 화두는 지구와 조건이 유사한 ‘제2의 지구’를 찾는 것이다. 외계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함이다. 지난 2월에는 지구에서 39광년(370조km) 떨어진 곳에 존재하는 왜성(dwarf star) 트라피스트-1(TRAPPIST-1) 주변에서 지구와 질량이 유사한 행성 7개가 발견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26일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은 지구의 질량과 유사한 외계행성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진과 공동으로 새로 찾았다고 밝혔다. 이 외계행성과 중심별 사이의 거리가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와 비슷하다는 것 또한 특이점이다. 이 연구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 레터’(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에 공개됐다.

연구진은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에 설치한 망원경으로 이뤄진 외계행성 탐색시스템(KMTNet)을 통해, 우리 은하의 중심부 영역을 약 9분 간격으로 모니터링 했다. 그러던 중 중력렌즈 현상에 의해 2.5시간 동안 밝기가 변하는 것을 검출했다. 별과 관측자 사이에 어떤 천체가 지나가, 이 천체의 중력에 의해 빛이 휘어져 별의 밝기가 원래보다 밝게 보이는 것을 중력렌즈 현상이라고 말한다.

연구진은 추가 연구를 통해 중력렌즈 현상이 외계행성 ‘OGLE-2016-BLG-1195Lb’의 존재 때문에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KMTNet과 함께 NASA의 스피처(Spitzer) 우주망원경을 통해 이 외계행성이 지구에서 1만3,000광년 떨어져 있고 질량은 지구의 1.43배라는 것도 알아냈다. 이 외계행성의 질량은 중력렌즈 현상으로 발견한 총 56개의 외계행성 가운데 가장 작다.



이 행성과 행성이 도는 중심별 사이의 거리는 1.16AU(약 1억7,000만km)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구와 태양 사이의 평균 거리인 1AU(약 1억5,000만km)와 유사한 것이다. 다만 이 외계행성의 중심별 질량이 태양 질량의 7.8% 정도에 불과하므로 외계행성의 표면 온도는 영하 200도 이하일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하고 있다.

천문연구원의 앤드류 굴드 박사(공저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지구와 같은 행성이 매우 다양한 환경에서 형성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충욱 천문연 박사(공저자)는 “천문연은 NASA와 KMTNet을 활용한 협력연구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며, 외계행성 탐색 분야에 국제적인 선도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