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평택서 '이재용 구명 운동'...당혹스러운 삼성

‘삼성전자 정상화 촉구 이재용 부회장 구명본부’.

26일 경기 평택 지역에 한 시민단체가 제작한 현수막이 100여 장 걸리며 삼성이 크게 당혹했다. 재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이름이 직접 거론됐고 ‘구명운동’이라는 부담스러운 수식어가 붙었기 때문이다. 삼성은 즉시 이 단체에 현수막을 내려줄 것을 정중히 요청했다.

업계에 따르면 평택 지역에서 ‘평택경제살리기운동본부’라는 단체가 삼성전자 정상화 촉구를 위해 이 부회장 구명 범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나섰다. 27일 오후7시에는 평택남부문예회관 대강당에서 창립총회까지 열 예정이다. 이 단체는 평택애향회원 등 50~60여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의 시민단체가 ‘삼성전자 정상화’에 나서게 된 것은 평택과 삼성의 밀접한 관계 때문이다. 삼성은 15조원을 투자해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평택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짓고 있다. 그만큼 평택 지역 경기에 삼성이 미치는 효과가 크고 삼성 근로자들의 이전으로 지역 내 부동산 및 상권도 들썩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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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이 부회장 구속으로 삼성 경영이 타격을 받는다는 소리가 커지자 지역 내에서 구명을 위한 시민단체까지 결성된 것이다. 이 단체 측은 “이 부회장이 조속히 현업에 복귀해 기업 정상화를 위해 최선봉에서 뛸 수 있도록 평택 시민들이 하나가 돼 그 기회를 만들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은 이 같은 움직임이 지극히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인데다 자칫 삼성이 ‘개입’한 게 아니냐는 오해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대관 조직까지 없앴을 정도로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들은 이에 따라 지역민들을 통해 이 단체를 접촉, 현수막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삼성은 아울러 이 부회장 구속과 상관없이 평택 반도체 공장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되기 때문에 지역민들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삼성의 평택 고덕산업단지 내 반도체 공장은 상반기 준공 후 7월부터 본격 가동된다. 공장 가동 시 15만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예상된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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