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글로벌 홀리는 '바이오 벤처'

신라젠 간암치료제 펙사벡

佛서 기술이전료 400만불

안트로젠은 일본서 1억엔

피씨엘은 中서 100억 받아

해외 기술수출 속속 이어져

바이오업계 임상 가속될 듯





지난해 상반기 이후 주춤했던 바이오 벤처기업의 해외 기술수출이 올 들어 다시 날개를 달았다. 진출 국가도 유럽과 일본·중국 등으로 넓어지면서 대형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기업의 글로벌 시장 경쟁 구도가 한층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간암 치료제 ‘펙사벡’을 개발 중인 신라젠(215600)은 최근 프랑스 제약사 트랜스진으로부터 마일스톤(단계별 기술이전료) 400만달러를 지급 받았다. 이번 마일스톤은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펙사벡의 첫 유럽 환자 등록에 따른 것으로 앞서 신라젠의 자회사 신라젠바이오는 트랜스진과 임상 단계별로 기술료를 지급하는 마일스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신라젠은 이번에 수령한 마일스톤을 올해에만 6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펙사벡의 임상 3상에 활용할 계획이다. 임상 3상에 투입되는 비용 중 25%가량은 페이백 형태로 해외 협력사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어 150억원 내외를 연구개발비로 다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펙사벡의 간암 임상 3상은 전 세계 20여개국, 600여명 환자가 목표며 현재 11개국에서 1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앞서 안트로젠(065660)도 지난달 일본 이신제약으로부터 줄기세포 치료제 ‘알로-ASC-시트’의 2차 마일스톤으로 1억엔을 지급 받았다. 알로-ASC-시트는 살아 있는 줄기세포를 함유한 붙이는 형태의 치료제로 희귀질환인 이영양성수포성표피박리증을 대상으로 개발 중이다. 이미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시험에 돌입했고 이번에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도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계약금을 포함해 안트로젠이 지금까지 수령한 마일스톤은 모두 2억엔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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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피씨엘(241820)도 중국 리주제약의 자회사 리주진단과 100억원 규모의 자가면역 진단키트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피씨엘은 소량의 혈액으로 여러 질환을 동시에 진단하는 체외진단기 전문기업이다. 다중 진단기로는 세계 최초로 최고등급 의료기기 인증(CE-IVD LIST A)을 획득해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피씨엘은 기술이전과 별도로 생산설비도 리주진단에 공급하며 향후 판매량에 따라 로열티도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지난달 중국 국가식품감독관리총국으로부터 에이즈 치료제 ‘KM-203’의 임상 2상을 허가받은 카이노스메드(220250)도 조만간 임상시험이 개시되는 올해 마일스톤을 수령할 예정이다. KM-203은 에이즈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데 필요한 역전사효소를 저해하는 신개념 에이즈 치료제로 다국적 제약사 BMS의 ‘수스티바’에 비해 효능이 월등하고 부작용도 적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카이노스메드는 중국 제약기업 장쑤아이디와 에이즈 치료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중국 정부가 우선적으로 심사하는 신약 후보군에 등재됐다.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속속 해외 기술수출에 성공하면서 지난해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철회로 직격탄을 맞았던 바이오업계의 연구개발과 임상시험도 가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미국·영국·호주 등에 치중됐던 진출국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도 국내 바이오 기업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기술수출에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면서 차기작 개발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며 “진입장벽이 높은 국가보다 다소 금액은 적더라도 현지 규제가 덜하고 협력사를 찾기 쉬운 국가를 선택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역량을 쌓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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