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폐기 가능성을 일축하고 재협상을 위한 판짜기에 본격 돌입했다.
26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해 “지금 시점에서 나프타를 폐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며 나머지 정상들도 이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대신 3국 정상은 당초 예정됐던 오는 8월보다 신속하게 재협상 일정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날 백악관이 공개한 성명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세 나라 정상들이 필요한 내부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재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며 “재협상을 통해 나프타를 새롭게 만드는 것은 내가 지닌 특권이며 양국 정상들과 협상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 나라 모두” 재협상을 거친 나프타를 통해 강해질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줄기차게 나프타 폐기 등 ‘무역전쟁 불사론’을 외쳐왔으나 이날 폐기론을 일축하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폴리티코와 CBS 등 일부 매체는 이르면 이번주 말 행정부가 나프타 탈퇴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 초안을 공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태세 전환이 협상전략 중 하나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변국 정상들과 마주할 때는 극단적인 방법을 꺼내지 않는 전형적인 협상가의 모습을 보이며 상대국에 대한 공격은 미국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수준으로 억제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취임 직후 탈퇴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경우 아직 구상단계여서 미국의 실질적 피해가 없었다는 점은 이 같은 설명을 뒷받침한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에 이어 외국산 알루미늄 수입에 대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전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불공정하게 수입된 외국산 알루미늄 때문에 미국 내 시장경쟁이 격화돼 알루미늄 제련소의 생산 중단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향후 유사시 차량이나 선박 등에 쓰는 고순도 알루미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