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하태흥 부장판사)는 홈쇼핑 업체에 재직하다가 숨진 A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장의비를 지급하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3년 12월22일 새벽 귀가해 잠들었다가 오전 2시30분께 갑자기 심장 발작을 일으켜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당시 36살이었던 A씨의 사인은 허혈성 심장질환과 한꺼번에 일어난 심근염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인해 A씨의 기존 질환인 고지혈증, 관상 동맥 질환(동맥경화) 등이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급격히 나빠져 사망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비교적 젊은 나이였던 점, 과거 흡연했으나 숨질 무렵에는 금연하고 있었고 지나친 음주는 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과로와 스트레스 외에 특별히 사망원인으로 볼 사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04년 해당 홈쇼핑 회사에 입사해 상품 판매를 기획하는 부서에서 일하다가 2013년 12월1일부터는 고객 서비스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재판부에 따르면 상품 판매 기획 부서는 월별 판매 목표치 뿐 아니라 일·주 단위로 실적이 나와 A씨가 평소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고객 서비스팀으로 옮긴 뒤에도 업무를 인계해주려고 자주 초과근무를 했으며 숨지기 전 1주일 동안에는 36시간 넘게 초과근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은 A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며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유족은 감사원에 낸 심사 청구마저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