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EU, 브렉시트 협상 가이드라인 만장일치 채택

"선 탈퇴조건 합의 후 미래관계 협상"

동시 협상 원하는 영국에 선 그어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간 국경문제

이혼합의금 600억 유로 등 주요 이슈될 듯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모습/신화연합뉴스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모습/신화연합뉴스




영국을 제외한 유럽연합(EU) 소속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29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Brexit) 협상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지난달 31일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제안한 가이드라인 초안을 토대로 의견을 교환한 뒤 이 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EU가 브렉시트협상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은 지난달 29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영국의 EU 탈퇴 방침을 통보,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한 지 딱 한 달 만이다. 만장일치로 협상 가이드라인을 채택하면서 EU 회원국들은 단결을 과시하고 협상팀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날 채택된 가이드라인은 선(先) 탈퇴 조건 합의 후(後) 미래관계 협상’이라는 순차적 협상 원칙을 명시했다. 이는 탈퇴 협상과 자유무역협정 등 향후 관계에 대한 협상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자는 영국의 요구를 거절한 것이다. 따라서 양 측의 브렉시트 협상은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투스크 의장은 “(EU와 영국이) 미래(관계)에 대해 논의하기 전에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정리해야 한다”면서 “(과거 문제는)조심스럽게 다루되 단호하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EU는 미래관계 협상에 착수하기 전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로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에 속한 북아일랜드 간 국경문제를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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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EU는 영국에 대해 회원국 시절에 밝힌 재정적 기여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며 이른바 ‘이혼합의금’으로 600억 유로(72조 원 상당)를 제시했다.

EU와 영국의 본격적인 협상은 오는 6월 8일로 예정된 영국 총선 이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협상의 신호탄이 될 양측 대표단 간 첫 만남은 6월 12일께로 전망된다.

미래관계 협상과 관련해 EU는 영국과 탈퇴협상에 대한 진전이 있으면 이에 대한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이며 올해 가을께가 그 시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U회원국들이 정한 가이드라인이 “반 영국 연대”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 27개 회원국이 단결하고 단일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가장 정상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이것이 어떤 특정 주체에 반대하여 단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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