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의 면접은 하루면 끝난다. 서류를 통과하고 하루 면접을 보면 남은 것은 합격자 발표뿐이다. 1차부터 2차, 3차 면접까지 진행되는 보통의 대기업보다 채용 절차가 단순하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인·적성 시험부터 역량·임원 면접과 토론, 외국어 면접까지 5개의 평가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 보통 오전 9시부터 시작해 오후 6시경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여러 과정을 한꺼번에 준비해야 하는 탓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럴 때 무엇보다 소중한 건 먼저 면접을 통과해 본 이들의 조언이다. 면접관으로 들어가는 직원이 전해주는 팁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가장 최근에 면접을 경험해본 롯데백화점 신입사원과 이제는 면접관으로 면접에 참여하는 입사 6~7년 차 직원들에게 물었다. 롯데백화점 면접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꿀 팁’을 방출한다.
-롯데백화점 면접 복장은 비즈니스 캐주얼인데 어떻게 입어야 할까요?
최성은 바이어(입사 7년차·MD개발): 단정한 게 최고인 것 같아요. 면접관으로 들어가면 너무 야한 복장을 입고 오거나 과하게 멋을 부린 분들이 가끔 있어요. 개인의 개성은 살리되 너무 튀지 않는 게 좋아요.
오명훈 바이어(입사 6년차·MD): 단정하다고 해서 검은 정장에 하얀 와이셔츠를 입으라는 건 아니에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곳이 백화점이잖아요. (패션에 자신이 없으면) 정장 색이라도 바꿨으면 좋겠어요. 감색 정장이나 체크무늬 셔츠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이유진 파트리더(입사 2년차·영업관리): 패션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보여주는 게 어떨까요. 저는 검은색 원피스에 하얀 자켓을 입고 면접을 봤어요. 사실 무난한 복장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구두로라도 개성을 표현하려고 했죠.
-면접 때의 기억은?
최: 계속 웃고 있었어요. 어학연수 경험이나 소위 말하는 정량적 스펙이 없었거든요. 제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나요. 밝게 웃으면서 긍정적인 면을 강조한 게 주효했다고 생각해요.
오: 저는 동기들보다 나이가 많았어요. 늦게 입사하는 만큼 그것을 채울만한 경험이 필요했죠. 호주에서 회사 생활을 했던 경험이나 영어 레크리에이션 강사 자격증을 소유하고 있던 것을 재밌게 들어주셨어요.
이: 당당하게 봤어요. 편한 마음으로 제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보여드리려고 했죠. 지나치게 긴장하는 것보다는 조금 여유를 가지고 면접을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역량면접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롯데백화점의 면접 과정에서 가장 까다로운 것을 꼽으라면 역량면접이다. 면접관 2명을 상대로 한 명의 지원자가 최소 40분 이상을 답변해야 한다. 꼬리물기 질문이 이어지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거나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않았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최: 압박면접이 아니에요. 떨지 않는 게 중요해요. 어차피 본인의 경험을 묻는 과정이잖아요.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답변을 못하면 면접관분들도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요. 한 번 대답하지 못했다고 당황하지 말고, 그 다음 질문에 집중해야 합니다..
오: 자소서에 거짓말을 썼다면 역량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게 어려울 거예요. 40~50분 정도 대답을 하다 보면 거짓 경험들은 다 드러나거든요. 실제 경험을 썼더라도 그 기억들을 구조화하는 준비가 필요해요. 차근차근 정리를 해보는 거죠.
이: 저는 역량면접이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편안하게 질문해주셔서 제 자랑하듯이 얘기했거든요. 물론 본인의 경험에서 배웠던 것들을 잘 정리하는 준비 과정은 필수겠죠.
-본인이 생각하는 롯데백화점의 인재상은?
최: 외유내강의 긍정적인 사람이요. 롯데백화점에는 특정 분야에 전문화된 스페셜리스트들도 있지만 다양한 경험을 쌓는 제너럴리스트들이 더 많아요.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과 환경에 내성이 강한 사람들이 유리할 거에요.
오: 일을 두려워 하지 않는 자세를 가져야 해요. 기본적으로 순환보직이니까 새로운 일에 도전해야 할 때가 많거든요.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는 거죠. 시작도 전에 두려움부터 가지면 적응하는 데 훨씬 오래 걸릴 겁니다.
이: 멀티플레이어요. 정말 작은 일부터 책임지고 해야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고객들은 신경 쓰지도 않는 것들이죠. 일의 중요도를 따지지 않고 사명감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인재를 원하는 것 같아요.
/정순구·강신우·정가람기자 soon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