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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②] 멜로킹 김승수, “데뷔 20년...연기의 무서움 알게 돼”

“연기 잘하는 할아버지 배우로 늙어가고 싶다”

[인터뷰 ②] 멜로킹 김승수, “데뷔 20년...연기의 무서움 알게 돼”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배우 김승수는 8개월의 시간을 쉼 없이 달려왔다. 연기 경력 21년에 빛나는 베테랑 연기자인 김승수에게 KBS 2TV 일일극 ‘다시 첫사랑’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 잊지 못할 작품으로 남았다.

지난달 21일 종영한 ‘다시 첫사랑’(극본 박필주/ 연출 윤창범/ 제작 KBS미디어)은 첫사랑에 갇혀 사는 남자와 첫사랑을 지운 여자가 8년 만에 다시 만나 벌어지는 순수한 사랑을 그린 드라마로 21.4%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사진=kbs/사진=kbs


김승수는 극중 차도윤 역을 맡아 열연했다. 차도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랑했던 이하진(명세빈)에게 버림받은 상처로 그를 증오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이하진이 자신을 떠났던 이유가 정략 결혼한 백민희(왕빛나)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고 모든 것을 돌려놓고자 한다. 그리고 결국 이하진과 아들 가온(최승훈)을 지키고자 백민희를 파멸시키고 진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이처럼 김승수는 한 여자를 향한 순애보를 가슴 떨리게 그려내며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었다.

지난 25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SH엔터테인먼트 사옥서 진행된 KBS2 일일드라마 ‘다시, 첫사랑’ 종방 인터뷰에서 만난 김승수는 “잊지 못할 드라마이자,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 작품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렇게 순수하게 그려지는 멜로 드라마를 또 만날 수 있을까요? 중년의 사랑도 이렇게 순수하게 그려 낼 수 있다는 점에도 잊지 못할 작품입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줘서 감사해요. 막상 끝내고 나니까 시원섭섭하네요. 작품 끝나고 나서 쉬면서 기분 좋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배우들과 포옹을 하는데 감정이 훅 치고 올라오던걸요.“

그는 이번 작품에서 명세빈과 함께 중년의 절절한 사랑을 실감 나게 그려내 ‘멜로 킹’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승수의 연기에 마음을 빼앗긴 20대부터 중년 관객들은 그에게 무한신뢰를 보였다. 무엇보다 ‘다시, 첫사랑’은 일일 드라마 치고 등장인물들이 주역 4명(김승수, 명세민, 왕빛나, 박정철)에 집중 돼 있어서 배우들과의 호흡이 단단하게 얽혀있었다고 한다.

“모두가 좋은 파트너였어요. 명세빈씨는 제가 감정을 잡을 수 있게끔 도움을 주셨어요. 왕빛나씨는 에너지가 대단했어요. 어떤 연기자들은 자신이 맡은 악역이 심하다 싶으면 수위를 낮추기도 하는데 빛나씨는 그걸 120% 올려서 연기했어요. 작가든 연출자든 트러블 하나 없없이 배우들 모두가 모두 쉴 틈 없이 했어요. 마지막까지 모두 체력적으로 힘들긴 했지만 좋은 현장이었어요.”

/사진=kbs/사진=kbs




‘멜로킹’의 별명은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김승수는 8개월간 차도윤으로 숨쉬고 사랑했다. 무엇보다 드라마 OST가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가슴 아파하고 그 상황에 집중하려고 되게 노력 했어요. 그래서 차를 타고 이동할 때나 운동할 때 OST를 계속 들었어요. 그 기간에는 그 감정으로 살아줘야 현장에서도 캐릭터를 잡는데 도움이 되더라구요.”


경기대 체육과를 졸업한 후 1997년 MBC 26기 공채 탤런트로 배우의 길에 들어선 김승수는 2006년 드라마 ‘주몽’으로 MBC 연기대상 우수상을 수상 한 후 2016년 ‘구르미 그린 달빛’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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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란 기간 동안 40여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꾸준히 배우의 길을 걸어온 그는 “경력이 오래 될수록 배우로서 책임감은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스태프나 배우, 대중이 신뢰를 보내면 보낼수록 배우 개인이 느끼는 책임감의 무게는 더욱 커졌다. 그렇기에 ‘연기’를 더욱 단련시켜 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매 작품이 저에겐 다 다른 작품입니다. 보시는 분들은 비슷한 캐릭터다고 말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인물 관계 설정도 다르고 직업도 다르기 때문에 전 매번 새로운 캐릭터이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작품을 제안 해주는 연출자분이나 작가분이 ‘믿고 맡긴다’는 말을 해주세요. 어느 순간 제가 여쭤보면 ‘잘 하시잖아요. 그렇게 해주시면 되잖아요’ 라는 답이 돌아와요. 그럴 때 사실 더 부담감이 커져요. ‘스스로 제대로 해석을 못하는 건 아닐까. 연기 경력이 저렇게 많이 됐다는데 왜 저렇게 하지?’ 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이번 기준 이상을 원하실 것 같은데,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까. 등 여러 생각들이 저를 더 단련시키게 만들어요. 그게 바로 책임감이겠죠.“





데뷔 20년이 돼서야 연기의 무서움을 알게 됐다고 말하는 그. 익숙할 만한데 그로서는 ‘연기’는 여전히 어려운 숙제이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을 갖게 해주는 꿈이다. 그래서 이번엔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자유분방한 캐릭터에도 도전장을 내밀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연기를 좀 알게 되면 편하고, 여유가 생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캐릭터도 지금까지 제가 해왔던 건 대부분 전문직종이었는데 한 번쯤은 평범하고 자유분방한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욕심은 계속 있었는데, 두려움도 분명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엔 자신감도 생겼고 해보고 싶은 마음도 커졌어요.“

“규격화되지 않은 아주 내추럴한 그런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어요. 직업도 없었으면 좋겠고, 누구한데 빌붙어서 용돈을 받고 살아가는 캐릭터요. 어찌보면 모자란 점이 많이 보이는 인물일 수 있는데, 제 실생활은 그런 인물이 더 가까운 것 같아요.(웃음) 대중이 보기에 의외의 캐릭터에 꼭 도전해보고 싶어요.”

최근 메일 주소까지 만천하에 공개하며 반려자 찾기에 나선 김승수. “연기 잘하는 할아버지 배우로 늙어가고 싶다”는 연기에 대한 꿈 못지 않게 ‘사랑’에 대한 갈증도 커보였다. 그의 차기작이 결정되기 전에 좋은 짝이 나타날 수 있을까?

“작품을 마치면 여행을 가고 싶은데 함께 갈 사람이 없어요. 안타까운 현실이죠.(웃음) 개인적으로 혼자 가는 해외여행은 좀 아니다 싶어요. 여기서도 혼술에 혼밥을 하고 다니는데 여행을 가서까지 굳이 혼자이고 싶지 않다.”

“사실 SBS ‘불청’(불타는 청춘) 에서도 출연 제안이 오기도 했어요. 그 프로에 나오는 류태준이랑 동갑 친구다. 그 친구도 되게 좋은 친구이고 같이 솔로다. 그래서 ‘독거노인 둘이 고독사 하지 말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시기 동안 약간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말이 통하는 짝을 꼭 만나고 싶다. 주변을 매의 눈으로 지켜봐주세요(웃음)”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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