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AIIB "3분기내 신용등급 받을 것"…거세지는 中 금융굴기

AIIB 재무국장 "달러화 표시 채권 10억弗 이상 발행"

하이난항공도 도이체방크 지분 늘려 최대주주 부상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금융기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이르면 오는 3·4분기 안에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심사를 받고 신용등급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AIIB의 성공을 통해 금융굴기와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해상 실크로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계 자본은 글로벌 굴지의 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최대주주로도 부상하며 빠르게 늘고 있는 금융 파워를 보여줬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AIIB는 3·4분기 안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쇠렌 엘베흐 AIIB 재무국장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들과 논의를 끝냈으며 이르면 3·4분기 안에 신용등급을 받는 것을 희망한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한 최고의 등급을 받기를 원한다”며 “높은 신용등급은 채권 발행에 유리한 토대를 마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AIIB는 이번 신용평가가 금융시장에서 AIIB의 신용도와 인지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엘베흐 국장은 “초기 채권발행 규모는 달러화 표시 채권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AIIB는 달러화 채권 발행 이후 위안화 채권도 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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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IB는 지난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제안으로 추진돼 지난해 1월 베이징에서 중국과 한국·독일·영국·인도·러시아 등 57개 창립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출범했다. 올 들어 13개국이 새로 가입해 회원국이 70개국으로 늘어 세계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국제 개발기구로 성장했다. 미국과 일본은 AIIB가 중국의 야심을 채워주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참여하지 않고 있다.

AIIB는 높은 등급을 받아 채권발행에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이지만 금융시장 투명성에 의구심이 큰 중국 정부의 주도력이 강한 만큼 신용등급에서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처럼 중국의 금융굴기가 강화되는 가운데 중국계 자본은 유럽 최대 투자은행이자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최대주주로도 부상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하이난항공(HNA)그룹은 도이체방크 지분을 기존 4.76%에서 석 달 만에 9.92%로 늘려 최대주주가 됐다. 거침없는 ‘외국 기업 사냥’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계 자본이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의미 있는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라고 전문가들은 평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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