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재정지출 줄여 매년 10조~18조 마련" 이상론에 치우친 대선주자 공약

400조 중 줄일 대상은 60조

줄일만큼 줄여서 이젠 여력 없어

"R&D·SOC 축소는 쉽지 않아"



400조원이 넘는 한 해 예산 가운데 재정지출을 절감할 수 있는 ‘순재량지출 예산’은 60조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60조원에는 일자리사업, 사회간접자본(SOC), 연구개발(R&D) 등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대형 사업들도 포함돼 있다. 대선후보들이 마른 수건을 짜듯 재정지출을 줄여 매년 10조~18조원가량의 공약예산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얘기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4일 “박근혜 정부도 증세 없이 재정절감으로 매년 16조3,000억원을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이행한 규모는 9조원에 불과했다”면서 “이전 정부들에서도 재정 개혁으로 불필요한 사업을 많이 줄인 데다 의무지출이나 경직성 지출의 규모가 커서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적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정부 예산 구조를 보면 올해 400조7,000억원 가운데 복지 부문이나 지방정부로 이전하는 재원 등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예산이 195조6,000억원에 이른다. 남은 205조원(재량지출)에서도 공무원 인건비, 청사유지·운영경비 등 경직성 지출이 145조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은 60조원 안팎에 그치는 것이다. 순재량지출도 줄이기가 쉽지 않다. 한 재정 분야 전문가는 “파격적으로 재정 절감을 하려면 일자리, SOC, R&D 등 분야 주요 사업까지 줄여야 하는데 이럴 경우 경제 활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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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런데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재정절감으로 연평균 18조4,000억원을 확보하겠다고 했으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9조9,000억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7조원을 절감액으로 제시했다./세종=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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