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프로듀스101 시즌2’의 구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시작도 하기 전 각종 마루기획의 한종연으로 대표되는 ‘연습생들의 인성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프로듀스101 시즌2’는 그야말로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 그 자체에 가까웠다.
연습생을 둘러싼 인성 논란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등급이 좋은 순서대로 밥을 먹고, 화장실을 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인권침해 논란이 일어난 것이다. “차별문제, 인권침해는 사실이 아니다”는 제작진의 해명에도 한번 고개를 든 의혹은 가라앉지 않았으며, 기사 보도 이후 Mnet 측에서 이 내용을 흘린 내부 고발자를 찾기도 했다는 후문이 전해지면서 대중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방송이 시작된 이후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분량의 형평성과 관련된 논란은 여전했으며 “악마의 편집을 하지 않겠다”는 말과 달리, 재미를 위해 특정 연습생에게 ‘얄미운 악역’의 프레임을 씌우면서 대중으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받게 했던 것이다. “매회 희생양이 달라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프로듀스101 시즌2’를 둘러싼 각종 문제들이 제기됐다.
어디 그뿐인가. 베네핏 3000표를 두고 진행된 그룹 배틀에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합산 방식으로 공정성 의혹이 제기되고 했다. 조 인원수에 따른 평균갑을 구한 것이 아닌, 단순 합산으로 우승팀을 선정한 것이다. 이로 인해 무조건 인원수 1명이 더 많은 조가 유리하다는 주장이 나왔고, 이로 인해 갑론을박이 일어나기도 했다. 물론 피 튀기는 갑론을박으로 인한 피해는 연습생들의 몫이었다.
‘프로듀스101 시즌2’ 종영 기념 콘서트 논란도 있었다. 데뷔 멤버 11명 뿐 만아니라 12위부터 30위권의 연습생들을 백업 콘서트 멤버로 올리겠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프로듀스101 시즌2’ 종영 콘서트 소식을 접한 팬들은, 자신이 괜히 투표를 했다가 자칫 데뷔에 실패할 경우, 데뷔조 11명을 위한 ‘들러리’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고, 빠르게 비난여론이 형성됐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프로그램 종영 기념 콘서트를 기획 중에 있다. 아직 확정된 바 없지만 최대한 많은 연습생들이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으며,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바와 달리 콘서트 출연을 위한 별도의 선발 과정 및 콘서트 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제작진의 해명에도 여전히 말이 많은 ‘프로듀스101 시즌2’의 종영 기념 콘서트와 관련한 상세 일정은 5월 중순에 공지될 예정이다.
여러 사건들로 말이 많은 ‘프로듀스101 시즌2’지만 프로그램은 마치 ‘논란’을 양분으로 삼는 듯 프로그램은 빠르게 성장해 나갔다. 첫회 1.6%(닐슨 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로 시작한 ‘프로듀스101 시즌2’의 시청률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려나가고 있으며 지난 5일 방송된 5화는 무려 평균 시청률 3%대 돌파에 성공했다. 시청률 뿐 아니라 온라인 사이트 동영상 조회수가 총 1억 뷰를 돌파하며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함은 물론, 방송 전후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매일 수많은 기사들이 쏟아지며 화제의 중심에 있음을 입증했다. 콘텐츠 영향력지수(CPI)의 경우 첫 방송 이후 4주 연속 1위에 오르며 높은 화제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듀스101 시즌2’의 성장을 기뻐하기는 어딘가 찝찝하다. 아무리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이 뒤따르기 마련이다’고 하지만, 이를 단순한 유명세로 여기기에는 너무나 위태로운 줄타기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프로듀스101’에서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킨 것은 ‘연습생들의 SNS 사용’이었다. 6일 MMO엔터테인먼트의 강다니엘이 SNS 상태메시지 변경하면서 ‘부정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된 연습생들의 SNS 사용 논란은 주말을 뜨겁게 달궜고, 7일에는 더바이브레이블의 하민호가 SNS로 팬들과 직접적인 대화를 주고받은 정황이 포착되면서 더욱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하민호의 경우 팬들과 나눈 대화의 내용 중 서슴없이 ‘집에 오라’거나 ‘어디 사냐’ ‘입술 좀 허락해 달라’ 등과 같은 성희롱에 가까운 표현이 들어 있었으며, 심지어 그 대상자가 미성년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큰 충격을 야기했다.
결국 논란을 야기했던 강다니엘의 경우 곡 선정 시 문제가 되었던 곡을 배정받지 못하게 되는 패널티를 받게 됐으며, 하민호는 프로그램에서 하차함은 물론이고 소속사와 계약 해지를 하게 됐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프로듀스101 시즌2’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CJ ONE 아이디가 중국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 등에서 CJ ONE 아이디가 약 1,200원~1,500원에 거래되고 있었고, 많은 해외팬이 이를 구입해 투표에 참여한 정황이 포착됐다.
중국 내 투표 아이디 불법 거래 논란은 위 논란 중에서도 문제가 특히나 심각하다. ‘프로듀스101 시즌2’가 그렇게 부르짖었던 ‘투표의 공정성’에 흠집이 생기는 것도 문제지만, 그에 앞서 CJ ONE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금전 거래된다는 뜻은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뜻으로도 연결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프로듀스 101 시즌2’ 제작진은 “투표 참여 목적으로 일부 해외 팬들이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 등에서 CJ ONE 계정을 사고파는 행위가 실제 있었으며, 해당 거래 계정을 통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부정 투표는 모두 무효 처리돼 그에 따른 투표 수 변화를 적용해도 순위 변동 없다”고 해명했다.
101명의 연습생을 관리하는 만큼 연습생의 모든 것을 통제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시즌1 역시 논란이 아예 없던 것이 아니었던 만큼, 경연 프로그램의 특성상 그고 작은 잡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2는 지나치게 많은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계속되는 논란에 일각에서는 모든 문제는 관리의 허점이 부른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제작진이 ‘연습생 관리’를 놓쳤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는 평이다.
논란이 잠잠해지면 또 다른 논란이 일어나고, 이 논란이 또 다른 논란을 부르는 ‘프로듀스101 시즌2’는 그야말로 ‘논란의 화수분’ 그 차체이다. 끊이지 않는 ‘프로듀스101 시즌’의 논란에 ‘국민 프로듀서’는 무척이나 피곤하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