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대선에서는 처음으로 선거 당일에도 온라인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려는 취지의 개정 공식선거법 때문이다.
각 대선주자 캠프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는 일념으로 대선 당일인 9일 온라인에서 막판 열띤 선거운동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대선에서는 선거일에도 알파벳 등의 기호가 표시된 투표 인증샷을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와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게시·전송할 수 있다고 했다. 특정 후보에 대한 투표를 호소하는 것이 아닌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전화를 유권자들에게 돌리는 것 역시 선거법에 의해 허용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이하 기호순) 측은 투표가 끝나는 순간까지 투표 독려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들이 한 명이라도 더 투표소에 나와야 안정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추미애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해 당 소속 의원들은 여의도 당사 지하 1층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투표 종료시간인 오후 8시까지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으로 릴레이 투표 독려 캠페인을 할 계획이다. 당직자 등도 개인 SNS를 활용해 투표를 독려한다. 선대위는 또 문 후보의 음성이 담긴 자동전화를 발송해 투표 참여를 호소할 예정이다. 투표율 추이를 보고 필요할 경우 문 후보가 오후에 별도의 메시지를 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측도 당일 온라인 선거유세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홍 후보는 특히 그동안 언론 보도와 여론조사 기관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페이스북 등 SNS를 활용한 선거운동에 공을 들여왔다. 이날 정우택 상임중앙선거대책위원장은 선대위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그동안 이어온 수많은 대첩의 완결판인 ‘SNS 대첩’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한 표의 개표가 완료되는 순간까지 전국 당원 동지들의 투표 독려와 SNS 선거운동 투·개표 감시에 최선을 다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철우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에서 ‘왜 홍 후보를 지지해야 하는지’를 설파하는 라이브 토크쇼를 게시하고, 막판까지 온라인상의 가짜뉴스 확산에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은 투표율을 높여야 이번 대선에서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보층이나 중도 보수층에 ‘잠재적 지지층’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안 후보 측은 이날 오전부터 안 후보 본인 명의의 전화 자동 녹음 메시지와 문자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발송하는 등 선거법 테두리 안에서 투표 독려 운동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중앙선대위 차원에서는 ‘지긋지긋한 보수와 진보의 싸움 마칠 때가 왔다. 정답은 안철수’는 내용의 카드 뉴스를 제작, SNS를 통해 집중적으로 유포하고 있다. 안 후보의 ‘걸어서 국민속으로’ 뚜벅이 유세 장면을 담은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도 공유 중이다. 안 후보는 또 오전 투표를 마친 다음 온라인 선거운동에 직접 참여할 계획에 대해서도 “의논하고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측은 페이스북에서 유 후보에게 투표한 인증샷을 올리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나는 오늘 소신투표 했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게시글 아래는 이날 오전 기준 유권자 수백 명의 인증샷과 댓글이 달리는 모습이다. 유 후보는 그동안 “소신투표로 기적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해왔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 측도 이날 오전 경기도 고양시 원신동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여의도로 이동하는 길에서, 정오에 남편 및 아들과 ‘도시락 번개’를 했다. 오후에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모두 세 차례 진행할 계획이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