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길목에서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팝의 거장들이 잇달아 내한 공연을 갖는다. 고독한 킬러와 소녀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영화 ‘레옹’에 삽입돼 커다란 사랑을 받았던 ‘세이프 오브 마이 하트’를 부른 스팅과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러브송’ ‘나우 앤드 포에버’를 부른 리차드 막스가 그 주인공이다.
스팅은 오는 31일 400석 규모의 서울 이태원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무대에 오른다. 스팅의 내한은 1996년을 시작으로 이번이 다섯 번째이지만, 소극장 공연은 처음이다. 이 때문에 스팅의 숨결까지 느낄 수 있는 작은 무대에 어울리는 곡들이 대거 선곡 리스트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텐 서모너스 테일스’(1993) 앨범 수록곡이자 영화 ‘레옹’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셰이프 오브 마이 하트’는 내한 공연 때마다 선보이는 곡으로 이번에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또 ‘잉글리시 맨 인 뉴욕’, ‘에브리 브래스 유 테이크’, ‘이프 아이 에버 루즈 마이 페이스 인 유’, ‘프래자일’ 등 그의 대표곡들도 선곡 리스트에 대거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철학적인 가사로 음악의 깊이를 더해주는 스팅은 1977년 밴드 ‘더 폴리스’의 메인 보컬이자 베이시스트로 데뷔한 이후 영국 대중음악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까지 1억 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더 폴리스’ 음반 판매량 합산)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그래미상에서는 16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는 25번이나 수상하는 등 이력도 화려하다. 전석 스탠딩 25만원.
연인들을 위한 세레나데로 수십 년째 사랑받고 있는 리차드 막스는 내달 2~4일 인천·서울·부산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1995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해 대한항공 기내 난동을 제압하며 찬사를 받았던 그는 최근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고조를 이유로 내한일정을 돌연 취소해 국내 팬들에겐 이래저래 관심이 높은 뮤지션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막스는 로맨틱한 가사와 감미로운 멜로디의 노래를 들려줄 것으로 보인다. 영화 ‘겟어웨이’(1984)에 삽입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나우 앤드 포에버’는 선곡 리스트 ‘0순위’다. 또 1980년대 말 배우 신시아 로즈와의 연애시절 경험을 담은 ‘라이트 히어 웨이팅’도 기대 곡이다. 신시아가 촬영차 남아프리카로 떠나고 몇 개월 동안 만날 수 없게 되자 안타까운 마음을 담은 곡으로 연인을 향한 애틋함이 절절하게 가슴을 파고든다. 1987년 1집 ‘리차드 막스’로 데뷔한 그는 이 앨범의 수록곡 ‘홀드 온 투 더 나이츠’와 ‘엔드리스 서머 나이츠’ 등이 빌보드 싱글 차트 1~2위를 석권하며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또 케니 로저스, 제임스 싱그램, 킴 칸스가 부른 ‘왓 어바웃 미’(1984), 케니 로저스의 ‘크레이지’(1985) 등 그가 작곡한 곡이 잇달아 빌보드 1위에 올랐으며, 2004년에는 루더 밴드로스의 유작인 ‘댄스 위드 마이 파더’로 그래미상 ‘올해의 노래’ 부문을 수상하는 등 작곡가로도 명성을 얻었다. 5만 원~11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