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여소야대 정국…'정계개편' 급물살 탈까

文 대통령, 한국당도 협치 대상으로 인정...당사 방문 공언

입지 위축된 국민의당과 통합 가능성도 제기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9년2개월여만에 집권여당의 지위를 되찾았다. 그러나 민주당의 국회 의석수는 120석으로 과반에 미치지 못해 여소야대 정국에 직면해 있어 이를 타계하기 위한 정계개편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 내 의결 정족수에 미치지 못하는 120석으로는 새 정부의 개혁과제 추진을 뒷받침하기는커녕, 야권의 협조 없이는 인사청문회를 통한 내각 구성부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적폐세력으로 규정하던 자유한국당과의 관계를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94석을 확보한 자유한국당은 바른정당 탈당파 12명의 입당절차가 마무리되면 106석에 달하는 거대 제1야당의 입지를 굳히게 된다. 여기에 홍준표 후보가 대선 막판 보수층 결집에 성공, ‘의미있는 2위’를 차지한 덕에 한국당은 힘 있는 야당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도 방송연설을 통해 “당선되면 바로 그날 야당 당사를 방문하겠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자고 손을 내밀겠다”며 “야당을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대화를 통해 국민 대통합을 이루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도 “선거 시기이기 때문에 나야말로 정권교체 후보고 정권연장 후보는 심판해야 된다고 캠페인을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선거 과정의 그런 것은 다 잊어버리고 어떤 야당하고도 협치해야한다”며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인정했다.

문 대통령이 실제 한국당 당사를 방문하려 할 경우 자유한국당에서 이를 받아들일지도 주목된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도 당선 직후 야당인 한나라당 당사를 방문해 협조를 요청하려 했으나 한나라당이 거부해 당사 방문은 성사되지 못했다.


같은 뿌리에서 출발한 국민의당과는 협치를 넘어 통합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1차 협치의 대상은 기존 야권 정당이다. 국민의당, 정의당과는 정책연대로 함께할 수 있다”며 “국민의당은 뿌리가 같은 만큼 통합 가능성도 열어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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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후보가 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도 뒤진 3위에 그친 탓에 국민의당은 입지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더구나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선택한 호남 지역 유권자의 표심이 민주당으로 옮겨가면서 당장 내년 지방선거와 3년 뒤 총선에서 당의 존립을 고민해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당이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며 당의 기반을 다질 수 있을지, 혹은 지역 기반이 흔들리며 존립을 위협받는 처지가 될지는 향후 정국의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바른정당은 한국당에 보수 대표주자의 자리를 내줬으나 한때 유승민 후보 지지율이 1%대까지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선거운동 기간 막판 지지율 반등에 성공했다는 평도 나온다. 이미 한차례 소속 의원 12명이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는 내홍을 겪은 바른정당의 앞날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내부 결속에 성공할 경우 다당제 아래서 나름의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나,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올 수 있으며 집단탈당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비교섭단체 정당 소속 후보임에도 선전했지만, 여론조사 공표금지일 직전 지지율이 10%를 돌파한 것을 고려하면 실제 투표에서는 기대보다 부진했다는 평도 나온다. 정의당은 향후 민주당이나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통해 각종 개혁입법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부에서 ‘세대교체론’이 불거지거나 민주당과의 관계설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격론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신영인턴기자 sypark@sedaily.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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