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기춘, "朴 좌편향 발언 때 불참해"

"朴 좌편향 발언 때 개인사정으로 불참"

"朴 무슨 말 했는지 모른다"

재판부에 요청해 직접 진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문화계 좌편향’ 발언을 한 만찬에 불참했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문화·예술계를 ‘좌편향의 온상’으로 지목한 모임에 불참해 해당 발언을 못 들었다는 취지다.

김 전 실장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11회 공판이 마무리될 무렵 자리에서 일어나 “한 말씀만 드리겠다”며 입을 뗐다. 그는 “지난 5월4일 특검이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증인 신문할 때 2014년 정초엔가 박 전 대통령께서 당의 원로 고문들을 모시고 저녁 만찬을 할 때 하신 말씀을 인용했다”면서 “그때 저는 개인적인 집안 사정으로 만찬 참석을 안 해서 박 전 대통령이 무슨 말씀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실장이 언급한 날은 박 전 대통령이 문화·예술계의 좌편향을 지적하며 ‘좌파 척결’을 통해 ‘비정상의 정상화’를 지시한 날이다. 이달 4일 특검은 박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 적힌 ‘2013년 12월19일 당 최고위원 송년 만찬’ 메모를 공개하며 박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좌파가 갖고 있는 문화계 권력을 되찾아와야 한다. 우파가 10년 만에 정권을 잡았지만 MB(이명박 정부) 때 좌파 척결을 하지 않아 나라가 비정상”이라며 개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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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의 ‘비정상의 정상화’ 발언이 있은 지 하루 만에 김 전 실장은 수석비서관들에게 “좌파 성향 단체들에 대한 정부 지원 상황을 전수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알려졌다. 지시를 받은 박 전 수석은 “일단 전체적인 실태를 파악한 뒤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해 조치를 취한다는 뜻으로 이해했다”며 “결국 그것이 이른바 ‘좌파성향’ 단체들에 대한 조치로 나아간 것으로 생각된다”고 증언했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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