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어렸을 때부터 편두통을 앓아 왔다. 특히 1년 전에는 무려 10일 동안이나 연속으로 머리가 아파 왔다. 편두통이 물러가자 필자는 생활 습관에 큰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예방 및 대응 투약을 하면 잦은 편두통을 확실히 막을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덜 큰 변화부터 줘보기로 했다. 식사에 있는 모든 카페인을 없애는 것이 그것이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으면 두통의 강도와 빈도를 낮출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필자는 도전해보았다.
카페인을 끊으면 그 외에도 좋은 점들이 많다. 잠을 더 잘 잘 수 있게 되고, 불안감이 줄어들며, 카페인 내성이 내려가 정말 잠을 자지 않아야 할 때 커피로 쉽게 각성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간에 여기 나오는 지침대로 하면 카페인 중독에서 해방되어 더욱 건강하게 카페인을 복용할 수 있다.
상황을 파악하라
● 카페인은 음료, 식품, 의약품 등 다양한 루트를 타고 체내로 엄청나게 들어온다. 때문에 라테, 커피, 차 안의 카페인 함량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이어트 콜라 한 캔 안의 카페인이 에스프레소 한 잔의 카페인 양과 동일하다는 것은 실감이 나지 않을 것이다. 5시간 동안 깨어 있을 에너지를 준다는 양의 카페인이 실제로는 그 두 배의 효능을 낸다는 것도 실감이 나지 않을 것이고 말이다.
저명한 스포츠 영양학자인 레슬리 보시는“만약 카페인을 전혀 먹지 않고자 한다면 우선 하루에 섭취하는 카페인의 양을 밀리그램 단위로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매일 먹는 음식, 음료수, 의약품의 명단을 만든 다음, 이것들에 들어 있는 카페인의 양을 모두 더하면 답이 나온다. 하루에 어디서 얼마만큼 카페인을 섭취하는지 알게 되었다면 이제 식단에서 카페인을 없앨 수 있다.
점진적으로 줄여 나가라
● 이러한 금단 증상을 완화하려면 하루에 섭취하는 카페인의 양을 조금씩 줄여나가라고 본시는 권한다. 그래서 앞서 카페인 섭취량을 숫자로 알아두라는 것이었다. 이렇다 할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본시는 1주에 하루 한 잔 꼴로 커피 섭취량을 줄여 나가라고 권한다. 예를 들어 하루에 4잔의 커피를 마신다면 총 400밀리그램의 카페인을 섭취하는 것이다.
그러면 첫 주에는 하루 3잔, 두 번째 주에는 하루 2잔, 세 번째 주에는 하루 1잔으로 줄인다. 커피 외에도 다른 카페인 공급원이 있다면 미리 알아내서 주별로 일간 100밀리그램씩 줄이게끔 한다. 하루에 커피 2잔 이하를 마시는 사람이 라면 어떨까? 그 경우 금단 증상의 강도와 카페인 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카페인을 적게 섭취하는 사람이라도 카페인을 줄이려면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형편없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러므로 매일 아침 한 잔의 커피를 마시던 습관을 버리고자 한다면 첫 1~2주는 커피의 양을 반 잔으로 줄이는 것부터 시작하라.
금단 증상과 싸워라
● 금단 증상 중에는 처리하기 쉬운 것도 있다. 그러나 본시는 고객들에게 모든 금단 증상은 결국 사라진다는 것을 항상 알려준다. 그리고 금단 증상을 이기는 팁도 몇 가지 공개한다. 카페인을 장 운동 촉진제로 사용하려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런 사람들은 카페인을 끊으면 변비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본시의 경험에 따르면 변비는 1~2일이면 없어진다고 한다. 두통이나 둔감 같은 증상은 카페인 섭취를 줄이기 시작한 첫날에 가장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당히 완화된다.
물론 카페인을 줄이는 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힘든 일이다. 그리고 금단 증상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고 본시는 말한다. 필자도 카페인 없이 지낸 첫 주에 지독한 두통과 흐릿함을 겪었다. 그리고 좋아하던 에스프레소 바에 가서 최고의 라떼 마끼아또를 마시는 꿈을 반복해서 꿨다.
본시는 또 다른 여러 가지 팁도 제시한다. 운동과 저카페인 대체재가 그것이다. “운동도 각성 효과가 있다.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신체 활동을 하면 몸에 활력이 생기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격렬한 신체 운동을 하고 나면 즐거움을 느끼면서 엔도르핀이 분비된다. 이로서 혈행이 개선되고 집중력도 높아진다. 본시의 말이다. “이는 카페인이 수행하는 역할과 똑같다. 잠시 동안만 유효하지만 말이다.”
필자에게는 저카페인 대체재가 필수불가결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차를 선택했다. 홍차 한 잔의 카페인 함량은 커피 한 잔의 절반에 불과하기 때문에 둔감이나 두통을 느끼면 커피 대신 홍차를 마셨다. 이런 식으로 카페인 섭취량을 줄여가는 와중에도 정해진 양보다는 카페인을 조금씩 더 먹었다. 본시에 따르면 뜨거운 음료는 무엇이라도 카페인이 들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그녀는 좋아하는 음료를 대체재로 사용하되 언제나 카페인의 섭취량을 계산할 것을 권한다.
앞으로 나아가라
● 카페인 섭취를 완전히 끊으면서도 금단 증상을 없애고 일상 스케줄로 복귀하는 데는 3~4주가 걸린다. 본시에 따르면 여기가 선택을 해야 할 지점이라고 한다. 카페인을 완전히 끊을 것이냐 약간씩만 섭취할 것이냐다. 본시의 말이다.
“카페인이 인체에 해를 준다는 연구 결과는 없다.” 따라서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카페인을 적게 섭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본시의 말대로 인간은 습관의 동물이다. 따라서 습관을 들였으면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by Claire Maldarell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