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문재인 대통령이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사표를 수리함에 따라 박 처장은 6년 3개월여 만에 보훈처를 떠나게 됐다.
이명박 정부 때인 지난 2011년 2월 24일 취임해 박근혜 정부 때에도 유임된 최장수 처장으로 꼽히는 그는 이날 오후 5시 이임식을 끝으로 공직을 떠난다.
그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5·18기념곡으로 지정하라는 요구를 묵살하는 등의 논란을 낳으며 임기 내내 ‘트러블 메이커’로 불렸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단체와 더불어민주당 등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한 그의 ‘고집불통’ 태도에 보훈처 직원들마저 고개를 저을 정도였다.
작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는 박 전 처장 문제로 툭하면 얼굴을 붉혔다. 국정감사 때 박 전 처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지 않기도 했고 그의 업무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작년 6월 보훈처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시민을 진압한 제11공수특전여단을 그해 6·25전쟁 기념 광주 시가행진에 투입하는 행사를 기획·추진했다는 점을 문제 삼고 박 전 처장에 대한 해임촉구결의안을 발의한 바 있다. 같은 해 10월 박 전 처장은 이런 야당을 향해 “2개 정권을 연임해서 5년 8개월 동안 보훈처장을 하는 동안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 감사청구, 해임촉구결의안발의 등을 하며 수없이 많은 업무방해를 했다”며 역공을 펼쳤다. 2013년 국감에서는 보훈처의 ‘안보교육 동영상 DVD’가 민주화운동이 종북세력과 연계된 것으로 규정하고 박정희 정권을 미화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며 야당으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박 전 처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임으로 개각 때마다 예상을 깨고 살아남았다.
한편, 박 전 처장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나라사랑 교육’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전 처장은 이를 대국민 안보의식 고취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