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때문에 軍 장교 탈락시키는 건 차별”

용모를 이유로 장교 선발에서 불합격 처리한 것이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12일 인권위는 공군학사장교에 응시했다가 얼굴과 목 등에 모반이 있다는 이유로 불합격한 A씨의 진정을 받아들여 공군참모총장에게 관련 규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국방부 장관에게 육·해군 규정도 개정하라고 전했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공군학사장교 시험에 응시해 1·2차 전형에 합격해 장교교육대대에 입소했다. 신체검사에서 그는 얼굴과 목 등에 사마귀 모양 표피 모반반점 형태 양성 종양)이 있다는 이유로 퇴소 처분을 받았다.



공군 측은 인권위에 A씨의 표피 모반이 광범위하고 옷을 입어도 노출돼 공군 규정상 ‘추형’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추형은 기능적 이상은 없으나 통상적 용모와 달라 위화감이 생길 수 있음을 뜻한다. 공군은 이 때문에 장교 지휘·관리 업무에 제한이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장교가 장병들을 지휘·통솔하는데 필요한 리더십은 체력과 경험, 상황 판단능력, 소통능력, 책임감 등”이라며 “용모에 따라 리더십의 유무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A씨의 표피 모반은 선천적인 것으로 전염 우려가 없고 질환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없다”며 “용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장교 선발에서 배제한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