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가 지난 1월 자회사로 설립한 온라인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블루월넛’은 커넥티드카 결제 시장 진출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블루월넛은 향후 커넥티드카 결제 시장이 열릴 것을 예측하고 미리 결제 솔루션을 개발하자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의지와 계획이 반영된 것”이라며 “현재 현대기아차가 준비하고 있는 커넥티드카에 결제 시스템을 독점 설치해 이 시장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커넥티드카는 가정·사무실·도시와 연결돼 상호작용하는 차량을 말하는데 쉽게 자율주행차를 생각하면 된다. 은행이나 카드사는 물론이고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은 커넥티드카 결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커넥티드카에 결제 시스템을 탑재하면 주유·주차·드라이브스루·픽업 등이 바로바로 이뤄지는 결제혁명을 맞게 된다.
현대카드는 현대·기아차 등 캡티브마켓(내부거래)을 활용해 커넥티드카 결제 시장에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현대·기아차는 커넥티드카 시대를 맞아 ‘인포테인먼트(Information+Entertainment)’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고 있는데 현대카드는 이들 차량에 자체 개발한 결제 솔루션을 탑재하겠다는 것이다. 블루월넛이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고 결제 제휴 가맹점들도 확보해놓으면 결제 시스템 탑재만 완료하면 바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카드의 설명이다. 현대·기아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70%로 현대카드가 독점으로 결제 솔루션을 구축하면 현재의 카드 결제 시장이 현대카드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모바일 결제를 장악해 카드사들이 다 들어간 것처럼 커넥티드카 결제는 현대카드가 주도하는 형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 입장에서는 수익모델이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커넥티드카 결제 시장을 선점하게 되면 PG 수수료만도 수천억원에 달하는 등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