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 인사]동굴 바람 에어컨, 똑똑한 냉장고...세상에 없던 제품으로 '바늘구멍' 뚫었다

[결국 '혁신'...삼성전자 임원인사 치열했던 뒷이야기]

생활가전 이상훈·이재승 부사장

글로벌 가전시장 트렌드 바꿔

무선사업부 황정욱 부사장은

갤S8 획기적 디자인으로 주목

삼성전자 셰프컬렉션 패밀리허브 냉장고삼성전자 셰프컬렉션 패밀리허브 냉장고




삼성전자 무풍에어컨삼성전자 무풍에어컨


삼성전자 플렉스워시 세탁기삼성전자 플렉스워시 세탁기


삼성전자 갤럭시S8 스마트폰삼성전자 갤럭시S8 스마트폰





삼성전자 이상훈 부사장삼성전자 이상훈 부사장


삼성전자 이재승 부사장삼성전자 이재승 부사장


삼성전자 황정욱 부사장삼성전자 황정욱 부사장


삼성전자가 지난 2016년에 내놓은 ‘무풍 에어컨’은 전 세계 에어컨 시장에 한 획을 그은 상품이다. 강한 에어컨 바람이 살에 닿는 것을 싫어하는 민감한 소비자들을 겨냥해 연구개발에 몰두한 결과 마치 동굴에 있는 것같이 서늘한 바람을 안기는 에어컨이 탄생한 것. 이 에어컨 기술의 핵심은 오디오스피커처럼 에어컨 몸통 전체가 에어컨 송풍구로 제작된 데 있다. 특정 면적의 송풍구에서만 바람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에어컨 전면에 있는 13만5,000여개의 마이크로홀(스탠드형 기준)이 균일하게 냉기를 뿌려 마치 무풍 같은 냉방이 가능해진다.

이같이 세상에 없던 혁신제품 개발을 이끈 것은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의 이상훈 부사장과 이재승 부사장이다. 이들은 11일 삼성전자 가전·무선 등 세트 부문 인사에서 나란히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예년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삼성 임원인사에서 ‘바늘구멍’을 뚫고 승진한 이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혁신’이다. 삼성전자는 대내외 악재 속에서 인사를 최소화하면서도 혁신제품을 탄생시킨 이들에게 확실한 보답을 했다.


메카솔루션팀장인 이상훈 부사장은 2009년 말부터 삼성 가전의 금형을 책임져온 대형금형 전문가다. 혁신 가전을 만드는 데 가장 큰 한계가 금형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금형기술 없이는 실현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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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무풍 에어컨에 적용된 13만5,000여개의 마이크로홀은 직경이 1㎜밖에 되지 않아 기존 프레스 금형 기술로는 구형이 불가능하다. 이에 삼성은 금형의 공차가 머리카락 두께의 20분의1인 0.005㎜를 유지할 수 있는 초정밀 가공 기술을 확보했고 수백개의 펀치가 파손 없이 수만개의 미세한 홀을 만들 수 있도록 고속 타공이 가능한 프레스 기술을 개발했다. 이 부사장이 이끈 메카솔루션팀이 절치부심한 결과다.

유독 삼성의 혁신제품이 많았던 2016년 개발의 총책임자는 개발팀장인 이재승 부사장이다. 2010년 냉장고개발그룹장을 맡은 그는 지난해부터 생활가전 전 제품을 아우르는 개발팀장 역할을 했다. 개발팀의 노력으로 탄생한 대표적인 혁신제품은 패밀리허브 냉장고, 애드 워시·플렉스 워시 세탁기, 무풍 에어컨 등이다. 이들 제품은 전 세계 시장에서 가전 트렌드를 바꿔놓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가전에 본격 접목해 스마트 가전을 주방으로 옮긴 대표적 제품이 패밀리허브 냉장고다. 이 제품은 3개의 빌트인 카메라로 스마트폰을 통해 보관 중인 식품의 종류와 어떤 식품이 떨어졌는지를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다. 냉장고 외부의 터치스크린을 통해 달력·메모·가족사진을 볼 수 있고 음악·영상도 재생할 수 있다. ‘냉장고 전문가’ 이 부사장이 이끈 개발팀이 냉장고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확대한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이와 함께 무선사업부에서 돋보이는 승진 인사는 황정욱 부사장이다. 1990년 삼성종합기술원에 입사한 그는 1994년부터 무선사업부에서 20년 넘게 휴대폰 하드웨어 개발을 담당했다. 현재 무선사업부 글로벌하드웨어개발팀장을 맡고 있다. 전 세계에서 열풍이 불고 있는 ‘갤럭시S8’은 황 부사장을 비롯한 개발팀의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했다. ‘갤럭시노트7’ 사태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받은 삼성 무선사업부에 ‘갤럭시S8’에 대한 부담감은 상상을 초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갤럭시S8은 스마트폰 전면부 80% 이상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획기적인 ‘인피니티 디자인’을 선보이며 다시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의 혁신제품을 특정 인사 몇 명의 공로로만 돌릴 수는 없다”면서도 “전체적으로 승진폭이 작았던 이번 인사에서 각 사업부를 맡은 CEO들은 혁신제품 개발과 연구개발 쪽에 확실한 힘을 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윤홍우·신희철기자 seoulbird@sedaily.com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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