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형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미사일 ‘화성-12’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가운데 북한의 미사일 개발 과정과 기술 수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전날 신형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미사일(IRBM) ‘화성-12’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 미사일이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최대정점고도 2,111.5㎞까지 상승비행하여 거리 787㎞ 공해 상의 설정된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전했다.
북한 미사일의 고도가 2,00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화성-12형 시험발사가 성공했다면 북한은 원거리 핵 투발 능력을 갖춘 미사일 완성에 바짝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앞서 1970년대 후반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에 본격 착수했으며 장거리 핵 투발수단 확보에 초점을 두고 미사일 능력을 키워왔다.
1970년대 구(舊)소련에서 스커드 미사일을 도입해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미사일 개발에 나서 1984년 스커드-B 모방형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1986년에는 사거리 500km의 스커드-C 모방형을 시험 발사한 뒤 1988년부터 작전 배치했다.
1990년대에는 일본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사거리 1,300㎞의 노동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고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나섰다.
1998년에는 사거리 2,500km인 첫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대포동 1호’ 발사가 이뤄졌다.
‘대포동 1호’는 한미가 붙인 이름으로, 북한은 당시 첫 인공위성 ‘광명성 1호’의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2006년 사거리 6,700㎞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포동 2호를 시험 발사했으며, 2009년과 2012년(2회)에도 인공위성으로 가장한 대포동 계열 장거리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했다. 같은 해 12월 ‘은하 3호’ 때는 3단 분리에 성공했다.
북한은 2012년 이후 사거리 9,000㎞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KN-08과 그 개량형인 KN-14를 공개하기도 했지만, ICBM 시험발사에 실제 나선 적은 없다.
북한은 구소련의 R-27(SS-N-6)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모방해 개발한 IRBM인 무수단(사거리 3,000~3,500㎞ 이상) 미사일을 2007년 실전 배치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시험발사에서도 연거푸 실패했다.
북한은 올해 2월 12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 시험발사 성공 이후 지난달 5일과 16일, 29일 신형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각각 1발씩 쐈지만 모두 공중 폭발로 실패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번에 쏜 화성-12형이 무수단 개량형, 혹은 지난달 잇달아 시험발사에 실패했던 신형 탄도미사일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노동신문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이 지난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4월 15일)을 맞아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등장한 ‘화성-10’(무수단 개량형) 미사일과 흡사하다는 점에서다.
북한은 이번에도 발사각을 최대한 끌어올린 고각 발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전문가들은 북한 미사일의 비행 궤적을 토대로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이 KN-08과 KN-14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그에 준하는 신형 미사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이번 미사일을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이라고 밝혔지만, 성능을 따져보면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맞먹는다고 보았다.
탄도미사일 사거리가 5,500㎞를 넘으면 ICBM으로 분류된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5,000∼6,000㎞일 경우 미군기지가 있는 괌뿐 아니라 미국 본토인 알래스카주를 타격할 수 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